2024. 10. 24. 04;30바람이 분다.목덜미를 파고드는 막새바람이 제법 차다. 산길을 걷는다.바람길을 걷는다.산모퉁이를 돌자 바람이 사라졌다. 바람소리 사라지자 서걱서걱 낙엽 밟는 내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이틀간 거세게 내린 비에 '떨켜층'을 겨우 만든 나무들이 제 몸통 혼자 살겠다고 나뭇잎을 마구 뱉어낸다. 채 물들지 않은 단풍잎,누렇게 마르기 시작하는 산벚나무, 참나무, 산목련,물오리, 층층나무, 은행나무, 개암나무, 뜰보리수 등활엽수 떨켜층이 소리 없이 낙엽을 뿌려댄다. 조금 더 오르니 떨켜층이 없는 상록수인 소나무와사철나무잎도 제법 떨어졌다. 바람과 함께 몰아쳤던 빗줄기에 제대로 내상을 입기도 했겠지만, 해마다 새로 나오는 잎을 위해 1/3씩 묵은잎을 떨어뜨리라는 자연의 명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