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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1023 ♬ 맨드라미 피고~지고 ♬

2026. 9. 27. 07;00맨드라미는 가요 '비 내리는 고모령'의 가사 2절에 나온다. 장명등이 깜박이는 주막집에서~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아 ♬ > 나의 애창곡은 어릴 때 내셔널 전축에올린 SP 레코드판으로 배운 가수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이다. 1973년 제21사단 66연대 군수과에 배치된 첫날 내무반 신고식에서 구성지게 부른 노래가 '비 내리는 고모령'과 '삼팔선의 봄'이었다. 오늘 숲 속에서 맨드라미를 만났다.요즘은 야생에서 자라는 맨드라미를 보기가 쉽지 않은데 우연히 만난 거다. 옛날 우리 집에는 오리나무와 물푸레나뭇가지로 만든 사립문과 울타리였고훗날 시멘트 블록담으로 바뀌었어도 울밑에는 해마다 맨드라미, 채송화, 봉선화, 닭의장풀과 달개비가 단골로 자리를 잡았었다. 양귀비..

나의 이야기 2026.09.27

느림의 미학 1022 사랑이 흐르는 골목길

2026. 9. 24. 08;00 추석연휴 첫날,중학교 운동장에서 서너 명의 학생들이공을 차며 신나게 논다. 덕풍중학교와 우리 집 사이에 폭 약 8m,길이가 약 300m 정도 되는 골목길이 있다. 차와 오토바이가 다니지 않는 골목길을지날 때마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본다. 길이 짧아 소실점(消失點)은 보이지 않는다.집 뒤편에 있어도 '뒤안길'이라 하기도그렇고, 좁은 골목길을 말하는 '고샅'도 아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고앞뒤가 뚫렸으니 막다른 골목도 아니고,거칠고 잡초가 무성한 '푸서릿 길'도 아니다. 그냥 티 없이 맑은 중학생들이 성장의 과정인 배움의 길에서 우정과 사랑을 쌓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담장에 핀 계요등을 만났다.크기가 5mm도 되지 않는 작은 꽃을 바라본다. 닭오..

나의 이야기 2026.09.24

느림의 미학 1021 붉나무에 가을꽃이 피다.

2026. 9. 20. 06;00무심한 듯 살랑살랑 건들바람이 분다. 툭툭~ 떨어지는 도토리,딱딱~아람 벌어지는 밤(栗)과 함께무거운 열기를 밀쳐내고 찾아온 가을이반가워 늦잠을 자지 못했다. 내 신발에 뭉그러지는 도토리가 비명을지르고, 풀벌레들의 합창소리에 질세라 까마귀도 목청을 높인다. 동편하늘엔 붉게 물들었던 여명빛이 금세 사라지고 수줍은 새털구름이 그 자리를 메꿔나간다. 산어귀에서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산길가에 무성했던 잡초들은 서서히 풀이 죽어가고 노란 은행알도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밤송이에서 네 개의 토실토실한 밤을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녹색 도토리, 갈색 도토리, 어두운 갈색의 밤이 산길가에 어지러이 널려있고, 숲은 시시각각 가을색으로 변해간다. 지겨웠던 여름날이 슬그머니 사라..

나의 이야기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