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20. 06;00무심한 듯 살랑살랑 건들바람이 분다. 툭툭~ 떨어지는 도토리,딱딱~아람 벌어지는 밤(栗)과 함께무거운 열기를 밀쳐내고 찾아온 가을이반가워 늦잠을 자지 못했다. 내 신발에 뭉그러지는 도토리가 비명을지르고, 풀벌레들의 합창소리에 질세라 까마귀도 목청을 높인다. 동편하늘엔 붉게 물들었던 여명빛이 금세 사라지고 수줍은 새털구름이 그 자리를 메꿔나간다. 산어귀에서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산길가에 무성했던 잡초들은 서서히 풀이 죽어가고 노란 은행알도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밤송이에서 네 개의 토실토실한 밤을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녹색 도토리, 갈색 도토리, 어두운 갈색의 밤이 산길가에 어지러이 널려있고, 숲은 시시각각 가을색으로 변해간다. 지겨웠던 여름날이 슬그머니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