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8.
하늘이 시퍼렇게 열렸다.
여름 내내 무더위와 폭염, 태풍에 지친 산도 가을이 오면 기재개를 켜는데,
계방산이 강원도 시퍼런 하늘바다에 섬처럼 부풀어 올랐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혔던 더위도,
세상을 끝장내려 쉼 없이 퍼붓던 장대비도,
미친 듯이 쏟아지는 폭염을 피해 달려온 가을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한겨울의
깊은 산만 남았다.
눈이 허벅지까지 쌓이며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 환상적인 설경을 지닌 눈 산행지로
태백산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산인데 왜 이리 서둘러 왔던가?
"11월 1일부터 '산불방지 입산금지'로 언제 풀릴지 모른다."는 공무원의 답변에 마음이
급했나?
속세를 떠나지 못하는 마음은 가난해서겠지.
산은 말한다.
"제 마음을 찾을 때까지 손끝 발끝으로 오르라고"
오롯이 마음 가는 데로 오른다.
09;40
설렘이 가득한 계방산의 낙엽 진 봉우리들은 하늘과 맛 닿아 있고, 억겁의 세월이 흐른
대자연은 말없이 온몸으로 나를 받아들인다.
구름과 안개가 넘나들며 머물고 가는 운두령(雲頭嶺 1,089m)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구름 한 점 없다.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는 고개로서는 정선 만항재(1,330m) 다음으로 높다는
구름 운(雲)자 머리 두(頭)자를 쓰는 운두령이 바람 한 점 없이 깊은 고요로 빠졌다.
평창과 홍천을 연결하는 고개위 들머리가 1천고지(1,089m)가 넘으니 계방산 정상까지는
4.1km 거리에 488m 만 고도를 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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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이 허벅지까지 쌓인 날 정상까지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오늘의 계방산 컨디션과
내 컨디션으로 보아 두 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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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많은 '물푸레나무'군락지이다.
수피에 하얀 무늬가 있어 구분하기 쉽다.
국수나무, 조릿대, 피나무, 신갈나무, 황벽나무 등이 적당히 어우러진 호젓한 숲엔 오직
우리뿐이다.
점점 깊은 숲으로 빨려 들어가며 낙엽 쌓인 푹신한 길의 감촉이 발바닥에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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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세월이 참 빠르다 한다.
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 산으로 변하고, 태영이의 구성진 '한오백년' 노래가 나온다.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떠나가니~~~"
[ 세월
세월아 너만 갈수 없겠니.
야속한 세월아!
지천명의 꼭지에 서니
너를 따라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우릴 두고 너만 가면 안 되겠니
우린 이 계방산에서 쉬엄쉬엄 가련다.
거역할 수 없는 세월아!
너 따라 한평생 앞만 보고 달려 왔단다.
이제 우리는 두고 너만 가거라.
우린 이순(耳順)이 싫단다.
우리 평생 열심히 살았으니
살아온 세상 가끔은 뒤돌아 보며
막걸리 한사발에 세상 시름 잊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오래오래 머물고 싶구나.
계방산 능선 길에서 석천 ]
짧은 가을은 해마다 한번은 제대로 붉디붉은 기운으로 미쳤다 가는데, 미칠 새도 없이
겨울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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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가슴의 창을 활짝 열고 산으로 가는 것은, 훗날 이 곳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이다.
생을 다하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련만,
미련하고 아둔한 사람들은 호화묘지, 호화납골당으로 흔적을 남긴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남자 화장실에서 흔히 보이는 애교 섞인 호소문이다.
짐승처럼 영역표시 하기를 좋아해 난 어디든지 가면 영역표시부터 한다.
흔적 남기는 것은 DNA 깊숙이 숨어 있는 동물적 본능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이젠 흔적을 남기지 말자.
줄 거 다주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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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쉼터에서 한숨을 돌리자.
1.2km를 올라왔으니 정상까지 2.9km 남았다.
황금 햇살에 계방산 숲은 가슴 벅찬 빛의 향연장이 되어 '선 그래스'를 쓰지 않으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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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생은 쉼이다.
가끔씩은 앉아 쉬며 지나온 인생길을 뒤돌아보고, 저 아래 걸어 온 까마득한 길을 내려다본다.
바람은 없지만 현재 기온 영하 4도라 귀와 손이 제법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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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없는 계방산은 아무리 봐도 강원도의 곳곳에 널려있는 흔한 시골 산이다.
암봉 하나 없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릉은 펑퍼짐하다.
그래도 좋다.
푹신푹신한 산릉 길은 내 무릎을 아끼고 보듬어주니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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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를 지나며 가파른 길이 연속으로 나오는 깔딱고개이다.
경사진 돌계단으로 고도 200m 를 단숨에 올리니,
숨이 목까지 차 깔딱 거리며 숨을 몰아쉬고 다시 오른다.
무성하던 조릿대는 생기를 잃고 긴 겨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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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와! 하늘이 터지며 조망이 열린다.
천하가 내 것이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산행의 고단함을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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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데크로 설치한 조망대(1,492m)봉에 올라선다.
와!!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오며 내 가슴은 감동의 물결로 일렁인다.
강원도 첩첩산중의 백두대간 산줄기가 길게 꼬리를 이으며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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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시리다.
정상이 푸른 바다에 빠져 섬이 되었다.
신이 만들어 놓은 작품에 전율을 느낀다.
평창군과 홍천군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계방산(1,577.4m)은 한라산(1,950m), 지리산 (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다음으로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며,
다음으로 함백산(1572.9m), 태백산(1566.7m), 오대산(1563.4m), 가리왕산(1563.4m), 장수대
앞의 가리봉(1518.5m)이다.
"옛날에 용맹스럽고 무서운 '권 대감 산신령'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용마를 타고 달리던 중
칡넝쿨에 걸려 넘어져 화가 나 부적을 써서 이 산에 던진 이후 모든 칡이 없어졌다."
라는 전설이 이어지는데 실제로 이산엔 '황매산' 같이 칡넝쿨이 없다.
오대산 비로봉~동대산~노인봉~ 황병산~대관령~능경봉으로 하늘 금을 이루는 백두대간이
한 마리의 용이 꿈틀거리는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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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거리가 50km 가 넘을 듯,
멀리 설악산의 중청과 대청봉이 선명하게 보이며,
소계방산(1,490m) 오른쪽 멀리 오대산 비로봉이 부드럽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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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산을 걸어 내 앞으로 다가온다.
첩첩히 쌓인 저 산 너머에는 더 행복한 세상이 있을까?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저곳에 마음을 묻으면 소원이 이루어질까?
하늘을 보고 소원을 빌고 산을 보고 소원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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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자연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흙으로 돌아갈 채비가 되었으면 누워서 흙으로 돌아가지.
생을 다했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 누굴 기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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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 특유의 이리 틀리고 저리 틀린 관목 사이로 700m 거리이니 2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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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도 떠날 때를 알고 있다.
계절이 바뀌면서 수분공급이 안되고, 부담스러워지면 관계를 단절하고 낙엽이 되어 스스로
떨어져 인연을 청산하지만, 이곳같이 바람이 세찬 지역은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최대한
버티며 나무의 체온을 유지시켜준다.
이파리가 떨어지고 안 떨어지고 약 5도의 차이가 난다고 하니 자연의 신비스런 생명력이
경외롭다.
12;00
정상은 사방으로 거침이 없는 일망무제이다.
구룡덕봉, 방태산, 가칠봉, 갈전곡봉이 보인다.
또한 돌탑이 세워진 정상(1,577m)은 널찍한 공터이다.
돌탑에 돌멩이를 하나 얹고 무슨 소망을 빌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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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쪽으로 눈을 돌리니 보래봉(1,324.3m), 회령봉(1,331m), 흥정산(1,276.5m)이 해일처럼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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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선자령의 풍력발전기가 보이며 동대산, 노인봉, 황병산이 눈앞에서 꿈틀거린다.
유난히도 극성스러웠던 여름이 가도록 기다린 끝에 겨울 산의 우람한 근육질 속살을 본다.
저 밑의 '을수골'에는 수달이 서식하고 반달곰도 서식한다며 떠들석한 적도 있었는데,
각종 동식물이 살 수 있는 계방산은 그 책임을 다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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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잔 없을 소냐!
한잔한 벗들의 표정이 화사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논어의 첫마디에 우정을 예찬한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라는 글이 있다.
즉 "친구가 먼데서 찾아와 주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인데, 얼마나 좋은 말인가.
친구가 정답게 찾아와 같이 산행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주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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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내려서며 봉길이 꽃 열매를 묻는데 즉시 답변을 못하고 사진도 찍지 않는다.
분명히 아는 건데 한참을 내려오다 생각이 난다.
'천남성' 즉 사약으로 쓰이던 '부자열매'였는데, 아쉽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고,
북유럽에서 신목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거제수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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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할 때 화촉을 밝힌다고 하는데, 여기서 화(樺)는 자작나무를 뜻하며, 촉(燭)이 바로
이 거제수나무에 해당되는 것이라 황화수(黃樺樹)라고도 한다.
남부지방에서는 '곡우물'이라 하여 수액을 채취하여 마시는데, 미네랄과 각종 무기물이
풍부하게 있어 위장병, 관절염, 신경통에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해마다 수난을 당한다.
친구들아!
내 사랑하는 친구들 뒷모습을 보며
그대들이 있어 항상 든든하고 편안하게 후반기 인생을 동행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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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親舊)라!
누구나 쓸 수 있고, 좋아 하는 이름이 바로 친구이다.
술 한잔하다 다투기도 하고,
고스톱을 치며 옥신각신하기도 하며,
당구게임을 하다 씩씩대기도 하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더 반가운 친구,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을 주는 친구들이지.
기쁠 때나 슬플 때는 부부라지만,
그래도 속마음을 털어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들아!
먼저 빨리 가지 말고 함께 오래 하세나.
14;20
울진삼척 무장공비들이 '비트'를 파고 은신한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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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21 청와대 습격사건이 실패로 돌아가자, 북한은 다시 68. 10. 30 울진, 삼척으로
무장공비 123명을 침투시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는 등 온갖 만행을 부리다가 113명이
사살되고 7명이 생포되었다.
아군도 두 달간 작전 중 82명이니 전사하고 67명이 부상당했으며, 공비 중 5명은 이곳 계방산
중턱 노동리에 있는 '이승복'생가를 덮쳐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치는 이승복군의 입을
찢어 죽이며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의 현장이 바로 이 근처이다.
20;00
'두무대'에서 송어회로 산행의 고단함을 풀고 뒤풀이 '고스톱'이다.
화류계 생활 40여년에 터득한 '술꾼의 원칙'을 몇 자 적어본다.
[ 거리불문 巨離不問 거리를 따지지 말고,
청탁불문 請託不問 부르고 안부르고를 따지지 말며,
청탁불문 淸濁不問 술이 맑고 탁함을 따지지 말고,
주류불문 酒類不問 술 종류를 따지지 말자.
안주유무 按酒有無 안주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데,
색시필연 女子必然 girl은 반드시 있어야만 술맛이 나는게 화류계 원칙이지?
친소불문 親疎不問 친하고 멀고를 따지지 말고,
시간불문 時間不問 시간이 있고 없음을 따지지 말며,
고저불문 高低不問 높고 낮음을 따지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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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9
방동약수에서 약수 한잔을 시원하게 마시니 간밤의 숙취가 싹 가신다.
2시간 걸려 양구 제4 땅굴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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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가 가까운데 가칠봉 GP 위에 달은 떠있고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적 속의 침묵이다.
대북 확성기가 있던 자리에 공사가 한창이고, 오래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열렸던
<가칠봉 GP>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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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은 깊은 침묵 속의 바다로 가라앉았다.
북한 '운봉, 매봉'과 스탈린고지, 모택동고지, 김일성고지와 144GP, 145GP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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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뒤로 '금강산'이 하늘 금을 이루고,
수 년간 이곳에 여러 번 올랐지만 금강산 조망은 현역시절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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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으로 북한지역을 열심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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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 계곡의 하얀 부분은 북한군이 여자 병사들을 발가벗겨 목욕을 시키며 아군을
넘어 오라고 유혹하는 '선녀탕'이다.
지금은 춥고 물도 없지만 현역시절에 포대경으로 관측을 한 적이 있다.
돼지를 기르던 돼지 막사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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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이다.
멀리 대암산이 조망되고, 오른쪽으로 대우산 가칠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앞에 보이는 능선이 바로 그 유명한 단장(斷腸)의 능선이고 능선너머 '방산'쪽이
'피의 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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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종을 울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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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누구를 향한 분노일까?
아무리 둘러봐도 김대중, 노무현 사진은 있는데 80m까지 댐을 만든 전두환의 사진은 없다.
1986년 10월 당시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발표문이 실린다.
'북한이 최대 저수용량 200억 톤 규모의 금강산댐을 건설해 수공을 실시하면,
서울의 3분의 1을 삽시간에 물바다로 만들고, 63빌딩의 허리까지 물이 차며, 국회의사당은
지붕만 보일 것이다.'
따라서 대응 댐을 건설한다고 국민의 성금 모금이 시작되며,
661억 원이라는 공사비를 들여 1년 만에 평화의 댐은 초스피드로 만들어진다.
근데 북한은 금강산댐 공사를 중단하고,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이 댐에 대한 청문회와
특별감사가 시작되고 '정권안보용'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돼지저금통을 털어 줄을 섰던 어린이부터 봉급의 1%를 낸 나도 '정권 후반기의 시국안정과
국면전환을 위해 조작되었다는 '정권사기극' 현장에 휘둘린다.
댐 상부에 '80m, 125m'라고 흰 페인트로 높이를 썼다.
댐의 옆애는 4개의 터널이 뚫려 있다.
댐에서 막힌 물들이 빠져 나가는 배수로인 모양이다.
1999년 여름 700~800mm의 폭우가 쏟아져 화천댐은 넘치기 직전이었고,
그때 평화의 댐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화천댐이 무너지고 연쇄적으로 북한강 수계의 다른
댐들도 무너져 '서울 물바다'가 현실이 될뻔했다 한다.
1996년 홍수 때도 막아줬고,
월드컵대회를 방해하려한 북한은 2002년 초 금강산댐 공사를 재개하고 초당 206톤씩
19일에 걸쳐 총 3억 5천만 톤의 물폭탄을 무단 방류하여 선두에 있던 평화의 댐은 무너질 뻔했다.
햇볕정책으로 돈과 식량을 열심히 퍼다 준 김대중 정부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방류중단과 공동조사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좌파정권인 김대중 정부도 평화의 댐 존재 이유를 알게 되어 댐을 더 높이기로 결정한다.
이후 125m로 더 올린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데,
소양강댐을 추월한 거대한 역사(役事)였으나 '북쪽눈치를 보느라 몰래몰래 쌓았다.'라는 말이
전해진다.
준공식에 총리는커녕 주무장관도 안 오고 수자원공사 사장과 원주국토관리소장만 참석했다.
세월이 흐르면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줄 알았나?
꼭 필요한 댐이었지만 노무현 정권은 전두환의 작품이라 숨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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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북한 빨갱이보다 남한 빨갱이가 더 싫다.
북한이 주적(主敵)이 아니고, 정부와 여당이 주적(主敵)인 사람들이 더 싫다.
3대째 권력세습이라는 전 세계를 상대로 희대의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는 놈들에 대해
야당이나 남한의 빨갱이들은 무엇이라 할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대 세습은 상식 밖의 일이지만 정부가 너무 폐쇄적으로
북한을 바라볼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하니,
민노당은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한 일"이라고 중국의 흉내를 내며,
"중요한 것은 김정은에게 주어진 대장 호칭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라고 한다.
핵개발도 "미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위용"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말장난이나 하는
종북(從北) 정당이니, 나도 십 수 년 전 정당투표에서 '민노당'을 찍었으니 이 부분은 반성과
사과를 한다.
진보신당의 김종철 대변인은"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나 현대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정신 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로 그런 점에서 매우 아쉬운 일"이라고 한다.
3대 권력세습을 상식 수준으로 생각하고, 북한 내정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야당은
안보문제를 엄중하게 보지 못한다.
천안함에 대해 끊임없이 북한 소행설을 부정하고 음모론을 여과 없이 쏟아낸 자들이니
수준이 그럴 수밖에,
천안함 진상조사에 의문이 많다고 유엔에 시비를 건 참여연대는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나
말이 없고,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던 강정구 전 동국대교수는 "내가 평가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하는데 그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에선 세습 문제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고 "한. 미의 서해 대잠수함 훈련을 중단하고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폐기하라."
라고 주장한다.
더 재미난 것은 광우병 촛불시위 때 미국산 쇠고기를 가지고 물고 늘어졌던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북에는 김씨일가, 남에는 친미 친일을 앞세워 호의호식해
온 자들의 권력과 자본의 세습이 이루어진다."라는 해괴한 말장난을 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희한한 코메디를 연출하며 3대 세습을 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과
그 정권아래 신음하는 북한동포의 참상을 못 본체하는 남한좌파의 모습은 정말 불쌍하기만 하다.
무늬만 좌파, 엉터리 좌파는 좌파의 근본정신마저 잃어버린 한심한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이게 바로 남한 좌파의 양심이다.
눈과 귀가 먼 게 아니라면 양심을 내다 버린 좌파다.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평택 미군기지 앞에서 기염을 토하던 오종렬, 박석운, 안진걸
김진권 등은 다 어디에 갔나?
북한 3대 세습의 성공이 너무 기뻐 숨어서 춤추고 있는가?
아 ~ 참! 북한에 가서 깨방정을 떨던 한상렬이는 구속되었지?
구속되면 뭐하나?
얼마 지나면 보석이다 사면이다 해서 판사 나리가 또 풀어줄 텐데,
중 '지율'이 천성산 도롱뇽을 원고로 소송을 제기한 KTX는 3차레나 공사를 중단하였다가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공사가 완공되었다.
13km의 터널이 지하 수맥을 건드려 습지가 말라 죽게 되면 도룡농도 죽을 것이라던
환경단체와 중 지율아!
최근 조사에선 가재, 개구리, 끈근이주걱 등 습지 동식물이 풍부하고 지난봄에는 웅덩이마다
도룡농이 가득했다는데 어떻게 책임질까.
이 인간들은 고속철이 통행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 할 일이 있다나?
중 '지율'이 여러 차례 241일간 단식으로 천성산 터널공사를 중지시키는 바람에 예산
3조 6천억 원 (가구당 360만 원)이 낭비되었으며, 사패산 터널공사 중지로 1조 5천억 원
(가구당 150만 원), 새만금 간척지는 무려 5조원(가구당 500만 원)의 예산이 낭비되었다니,
이 대목에선 기가 막혀 할 말이 없다.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도 갯벌을 매립해 활주로를 만들면 지반이 가라앉는다고
개지랄 하던 교수야!
인천공항이 5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상을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자신의 주장이 잘못 됐으면 반성하고 사과하는 멋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참으로
뻔뻔스러운 인간들이 한둘이 아니다.
더 웃기는 것은
쇠고기 촛불 시위를 주도하고 천안함 사태의 주범이 '북한'이 아니라는 서한을 유엔에
보내고 워싱턴에 대표까지 보낸 '참여연대'의 창립 16주년 후원의 밤인 9월7일
청와대의 '사회통합수석실'에서는 비서관을 보내 축하하고 후원금도 보냈다는데,
"하늘에 계신 천안함 영웅들이여! 이 인간들이 지은 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잠깐 뉴스를 보니 동전 한 푼주고 싶지 않은 국회의원들에게 준 연금이 1,000억 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도끼와 각목으로 대한민국을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든 놈들.
광우병 사태 때 길거리에 뛰쳐나와 거짓말로 국민들을 선동해 나라를 마비시켰던 놈들.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안 했다고 왜곡하며 국가안보를 뒤흔들었던 놈들도 국회의원
배지 한번 달았다고 종신 연금을 주는 나라이니 배신감을 느낀다.
이제는 안보 포풀리즘이 치유되어야 한다.
우리의 최고 안보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 멤버는 8명이다.
그중 국방장관을 제외한 7명중 3명이 병역면제자이다.
지도층의 면제비율이 이렇게 높으니,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의 대표,국정원장 다 면제자이다.
진보, 좌파 운동권 중에는 군에 가지 않으려고 손가락까지 자르고도 국회의원을 거쳐
강원도지사에 당선되었으며,
실용, 중도, 서민, 중산층을 외치는 여당 인사들이 군복무를 기피했던 사실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남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열심히 고시공부해서 출세한 사람들 아닌가?
내가 병역을 기피하더라도 나와 내가족이 누리는 국방의 혜택에는 변함이 없으니,
의무는 피하고 혜택은 누린다?
완전히 무임승차이다.
공정한 사회를 이루려면 국가 강제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필수적이고, 이젠 정당한 면제자가 아니면 고위 지도자가 될 수 없어야 한다.
아득한 시절 근무하던 최전방 철책선에 서서 상념에 젖다보니 저절로 욕이 나온다.
아직도 마음을 비우지 못한 모양이다.
2010. 10. 28~29 계방산~방태산~펀치볼~평화의 댐에서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