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4. 06;00
얼마 전만 해도 이 시간엔 훤했는데 9월 중순에 접어드니 아직 어둡다.
낙엽지추(落葉知秋)가 코앞에 다가왔으니 황산별곡(荒山別曲)을 그리며
낙목한천(落木寒天)을 기다려야겠다.
며칠째 기다리던 청둥오리는 오늘도 오지 않았고,
검단산 위 먹구름에 붉은 태양이 스며들어 아침노을을 살짝 만든다.
옛 어르신들은 저녁노을이 지면 다음날 날씨가 화창하고, 아침노을이 생기면
비가 온다고 했다.
아침노을이 생기다 말았으니 비는 기대하지 못하고 따가운 햇볕만 덜 하겠지.
무엇을 밟았는지 발이 미끈하다.
어느새 은행열매가 떨어져 내 발아래 뒹구니 가을이 왔구나.
땅바닥엔 노란 은행잎도 제법 떨어져 초가을 분위기를 만든다.
은행나무 잎사귀는 혈액 순환제인 징코민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는데 한잎 주워
코에 대본다.
은행잎에선 가을향이 살짝 묻어나오고 열매에선 똥냄새가 난다.
가을향이 나오면 훈(薰)이요, 똥냄새가 나면 유(蕕)이겠다.
나무 한 종류에서 향과 고약한 냄새의 훈유(薰蕕)를 겸비한 은행나무라,
누리장나무에서 나는 냄새는 은행나무 열매에 비하면 오히려 구수한 편이다.
06;30
쉿! 청둥오리가 나타났다.
내가 싫다고 떠난 청둥오리 6마리 중 2마리가 돌아왔으니 오리의 귀환이라 해야겠다.
7일 만에 다시 만났기에 반가워 먼발치에서 Zoom으로 당긴다.
07;00
요즘은 가끔 보던 TV뉴스도 거의 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여당의 추미애 대표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렸으나, 요즘 이해찬 대표가
나오면 재수가 없어 아예 TV를 끈다.
그 사람 눈(眼)에서 나오는 독기(毒氣)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데,
인품훈유(人品薰蕕)를 따질 값어치조차 없는 사람들이 연이어 귀환(歸還)을 하여 TV 등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다.
민심은 천심(天心)이요, 천심은 민심(民心)이라는 기본도 모르면서,
지금 권력을 가진 자는 22조 예산이 든 사대강은 4차례 감사를 하고, 54조원이 든 일자리
예산은 감사를 하지 않는다.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여 12억톤이라는 수자원을 저장하고, 경관을 수려하게 한 사대강,
대형 홍수를 방지하고 금년의 극심한 가문에 효자 노릇을 한 사대강(四大江) 사업은
툭하면 적폐청산이라는 이유로 건드리고,
54조원을 들여 7월의 일자리는 5,000개, 8월엔 겨우 3,000개가 증가하였다는 통계를
발표한 통계청장이 잘렸는데도 실업자가 100만 명이 넘고 체감실업률도 11.8%가 넘었다는
수치가 또 발표된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연말까지 43조원을 더 쓰고, 정부 예비비도 헐어 쓴다고 하며
내년에도 23조를 쓴다는데 그 천문학적인 예산은 다 어디로 샜을까.
문제는 그것도 부족해 청와대와 여당은 북한에게 100조원이 넘게 드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회의 비준을 받겠다고 난리다.
금융위원회는 북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철도 85조원, 도로 41조원 등 153조원으로 예상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들지 모른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학자가 정치를 하면 나라가 망하고, 공무원이 기업에 간섭을 하면 경제가 망한다.
학자는 학문으로만 그쳐야하는데 자기의 이론으로 국가경영을 실험대상으로 여기고
연말까지 기다리면 좋은 수치가 나온다고 장담을 하는 모습을 보면 실소(失笑)가 나온다.
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17만 명이나 더 늘린다는데,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 사람들만이 모르는 모양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해괴한 이론,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52시간 근로시간 등 각종
정부의 규제와 압박에 허덕이는 기업에서 과연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네이버는 7517억 원을 일본에 투자해 핀테크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으며,
카카오 택시 호출 서비스도 일본에서 시작하고,
바이오 업체는 힘겹게 개발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해외에서 한다고 한다.
바이오, 드론, AI 등 미래 산업을 각종 규제로 꽁꽁 묶었으니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턱이 있나.
다른 나라는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를 푸는데 우리나라만 법인세 인상을 하고,
각종 규제로 기업을 옭아매니 일자리가 생길 까닭이 없지.
최저임금이 오르고 청년수당을 지원하니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그만 두고
공무원과 공기업 취업 준비에만 매달리는 기현상이 만연하는 나라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공무원이 점점 늘어나는 대한민국,
문득 21만 명이라는 엉터리 공무원이 일도 안하고 국민의 혈세를 퍼먹어 IMF구제 금융을
신청했다는 아르헨티나가 떠오르며,
우리나라 여인들이 중국인의 발을 닦아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친다.
오늘 아침 청둥오리의 귀환은 반갑지만,
이해찬, 손학규, 정동영 등 우거지상을 한 Old boy들이 귀환을 하여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을 도저히 볼 수가 없어 TV채널을 끄는 나에게 아내가 잔소리를 한다.
자연에선 생육성멸(生育盛滅)의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순환하며 소멸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사람 또한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거치면 소멸이 되어 더 이상 나타나지 말고,
새로운 인물이 나와 정치가(政治家)로서 국가를 경영하여야 하는데,
퇴장했던 정치꾼들이 다시 등장하여 국가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모습은 영 보기가
싫다.
적폐청산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육군대장을 파렴치범으로 만들어 똥별을 만든 나라,
불법 시위꾼들을 민주투사로 대접을 하고 법 집행을 한 경찰관을 범죄자로 만드는 나라,
세월호 시위대에 대한 8,9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포기하고 불법과 타협한 경찰청 지휘부에
반발하여 젊은 경찰 간부가 1인 시위를 하는 나라,
통일부가 고위험 고수익을 바라고 북한에 투자한 기업에 1228억 원이라는 거액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나라,
전직 대통령을 두 명이나 감옥에 가두고도 모자라 수십 년간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사람들의 명예를 짓밟고 포로로 잡힌 것보다 더한 모욕을 주는 나라,
영화 같지도 않은 '판도라'라는 원전관련 영화 한편을 보고 눈물을 찔찔 흘리더니
멀쩡한 원자력발전소를 세우고, 탈원전을 주창하며 비싼 LNG로 발전기를 돌려
한전의 적자는 물론 국민에게 전기료 폭탄을 안기는 나라,
수십 수백 년을 자란 나무를 베어내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산(山)과 밭(田)을 망치는
거도 부족해 원자력 산업과 인력을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나라,
이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스스로 돌려받는 자업자득(自嶪自得)이라는 법칙을 모르는
내로남불의 사람들.
4년 후, 또는 정권이 바뀐 후 지금 가진 권력으로 갑질을 하는 저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인간세상의 법칙과 자연의 순리는 단순하다.
세상은 무슨 일이든 옳은 이치대로 돌아가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요,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하는 사불범정(邪不犯正)이고,
또한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리는 인과응보(因菓應報)요,
콩 심은데 반드시 콩이 나오는 종두득두(種豆得豆)라
돌아온 청둥오리를 바라보며 잠시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2018. 9. 14.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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