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 06;00
밤새 150mm 이상 물 폭탄이 쏟아진다고 했다.
많은 비가 내렸다면 숲은 얼마나 망가졌을까, 마음이 급해지고 갑자기
발걸음이 빨라진다.
숲으로 들어오니 물 폭탄은커녕 땅바닥만 겨우 적실정도로 적게 내린
'먼지잼' 덕분에 습한 숲 냄새가 콧구멍으로 스멀스멀 들어온다.
나무 등걸이나 풀숲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버섯'이 나왔다.
버섯의 일부는 벌써 삭기 시작했지만 많은 버섯이 자라기 시작하는 거다.
광대버섯, 계란버섯, 우산버섯 등 기묘한 버섯이 많은데,
어느 버섯이 식용인지 아니면 독버섯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난 버섯의 서열순위에서 1~3위인 1능이, 2 표고, 3 송이버섯의 이 세 가지는
제대로 구분을 한다.
아~통고산 정상과 두타산을 오르며 노루궁둥이버섯을 알게 되었고,
추가로 망태버섯, 운지버섯, 개금버섯, 목이버섯 등을 알게 되었으니
이정도면 많이 아는 게 아닌가.
지구상엔 약 2만 여종의 버섯이 있는데 식용 가능한 버섯은 300여 종이고
한국에서 나는 버섯 중에는 97종이 섭취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약 5,000여 종의 자생 버섯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독버섯은 50여 종이며 치명적인 독버섯은 20여 종이다.
전문가들은 버섯을 식용버섯, 약용버섯, 독버섯으로 구분하며 야생에서
채취한 것은 가급적 먹지 말라고 한다.
메모를 들춰보니 산행에 한참 빠져들었을 때 1990년으로 30년 전이다.
친구들과 강원도 인제 '점봉산'을 등반하다가 '싸리버섯'을 발견한다.
버섯에 대한 상식이 없어도, 점봉산 아래가 고향인 친구가 먹어도 좋다기에
버섯을 씻지 않고 라면에 넣어 끓여 먹는다.
서울까지 올라오며 무려 18번이나 설사를 한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독성이
강한 '노랑싸리버섯'이었던 모양이다.
산에서 나는 버섯이 좋은 버섯인지 독성이 있는 버섯인지 구분이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세상에서도 좋은 인간과 독버섯 같은 인간을
구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선량(善良)한 사람으로 알고 선량(選良)인 국회의원으로 뽑아줬는데,
자기 지역구인 대전의 물난리 소식을 TV에서 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그 앞에서 무엇이 그리 좋은지 여러 의원과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하는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자신들이 스스로 유포하고선 비판 여론이 일자 '악마의 편집,
악의적 보도'라고 시비를 건다.
새로 임명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 한복판에서도
평화를 외치는 사람만이 더 정의롭고 정당할 수 있다"라고 말하니 이 사람은
화성이나 달나라에서 온 외계인 장관인 모양이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집을 사고팔면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하고,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014년 새누리당 대책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다"고
또 남 탓을 한다.
22년 만에 기록한 -3.3%라는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기적 같은 선방의 결과"라고 말하니 이들은 어느 나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인지
모르겠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서울은 천박한 도시요, 부산은 초라한 도시"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박정희 개발 독재 시대 이래 부패 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했다."고 끊임없이 말장난을 해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음을 선택, 폐족(廢族)에 내몰린 족속을 구원해주는
바람에 이들이 정치적으로 부활(復活)하여 지금의 권력을 잡게 해줬고,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정권에서 노회찬 전 의원도 뇌물사건으로
죽음을 선택했다.
페미니스트(feminist)를 자처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性) 관련 사건으로
자살을 택하자, 여권에선 피해자에 대하여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이라는
신조어로 2차 가해를 해댔고,
55만 명이 넘는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세금을 써서 서울시장(葬)을
치르는 장례식장엔 어마어마한 꽃다발과 무수한 찬양이 쏟아진 거도 부족해
박원순 문서 기록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참 독버섯보다 무서운 사람들이다.
이들의 남 탓, 아전인수(我田引水), 자화자찬(自畵自讚), 내로남불의
전횡(專橫)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참으며 보고만 있어야 할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이미 위헌판정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수도를 세종시로 천도(遷都)하겠다고 하지를 않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믿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말만 듣고 마음을 읽지 못한 죄로 머리· 몸통· 수족이 다 잘려
나간 식물 총장으로 전락하였다.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수호할 적임자'라는 말을 듣던
감사원장이 원전 폐쇄 결정 과정의 정당성· 타당성 여부를 진짜 감사하자
여당과 어용(御用) 언론이 벌떼처럼 덤벼들고, 이를 조금이라도 지켜줘야
할 야당은 무책임한 퇴장으로 최 감사원장을 고립무원의 상태를 만들었다.
6.25 전쟁영웅인 백선엽 대장이 별세하여 대전현충원에 안장되기 전부터
'친일부역자'로 몰아세우는 이 사람들의 부모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때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낱낱이 조사를 해 자세히 밝혔으면 좋겠다.
부장검사가 자신보다 상관인 검사장을 폭행하고, 병원에 들어가 치료를
받는 하극상 사진은 오만과 교만(驕慢)의 극치로 참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 정경심, 윤미향, 은수미, 김경수 등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신계급이 탄생하고,
욕심과 노여움, 어리석음을 말하는 탐·진·치(貪嗔癡)에 빠진 권력자들이
자신의 반대편에 대해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모습은 조선시대의 사화(士禍)를
방불케 한다.
고작 5년의 권력을 쥔 자들이 편견(偏見)과 오만(傲慢)으로 온세상을 자기들
세상으로 완전히 바꾸려 한다.
독버섯은 먹은 사람만 죽인다.
그러나 군주민수의(君舟民水)의 진리를 모르는 독버섯형 인간은 독버섯을
먹지 않은 수많은 국민까지 죽인다.
나에겐 5년이란 세월이 참 지루한 세상이 되었다.
국민들은 권력자들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美名)아래 벌이는 미움, 증오,
배타심에 점점 지쳐가고,
탈원전· 부동산 폭등과 무너진 의회독재를 보며 커진 분노가 하늘을 찔러
급기야는 "나라가 니꺼냐?"라는 촛불집회가 생겼다.
국민의 삶과 현실은 권력을 가진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다.
모든 것은 순간일 뿐 영원이란 없기에 현자들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며 매사에 경계를 하라했다.
때가 되면 누구나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사불범정(邪不犯正)이라는
인간세상의 순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사계절 속에서 자연의 생육성쇠멸(生育盛衰滅)의
과정을 보며 사는 게 편해 특별한 목표를 만들지 않은 백수라,
고개 숙인 '각시원추리'를 보며 남은 여생(餘生) 그저 아무 탈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원을 비는 아침이다.
2020. 8. 2.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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