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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866 나에게 도장(圖章)이란~

2025.  1.  21.며칠 전 고교 동창 단톡방에 '회양목'으로 '도장'을 많이 새겼다는 내용이 올라와,머릿속 한 귀퉁이에 저장되었던 도장의 추억을 끄집어낸다. 도장(圖章)이라,문득 은행에 근무할 때 늘 지니고 있었던 내 상아(象牙) 도장을 어디다 두었지?  나에게 도장이란 어떤 존재였던가.은퇴 후 십수 년간 잊고 있었던 업무용 도장을 찾아 이 서랍 저 서랍을 뒤지는 작은 소동을 벌인다. 은행원에게 도장은 자기 자신의 분신으로 수행한 업무의 책임 행위이자 무기였다. 청구서 등 지출전표에 결재를 해야 돈이 지급되었고, 대출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돈이 나갔다. 군대에서 전투병이나 행정병을 구분하지않고 개인화기를 제2의 생명으로 간주하듯이 은행원에게 도장이란 제2의 생명이나 다름없었다. 아득한 옛날을 떠올린..

나의 이야기 2025.01.21

느림의 미학 865 4분 만에 반전된 췌장암 스토리

2025.  1.  17. Epilogue)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의 속담이 있듯이때로는 말 한마디, 글자 한 자가 사람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권위가 있는 사람이 한 말이나 문서에 쓴 내용에 의해 피해자는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작년 10월 14일 복부 CT 검사에 이어,10월 21일 4차 위 내시경 검사가 이어졌다. 다행히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않았지만 췌장에 15mm 정도 신생성물이발견되었다며 MRI 검사를 권유한다. 어이쿠!이번엔 췌장암인가?그것도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가장 독하다는 췌장암이라니, 통증은커녕 전조증세도 없었고 체중은 오히려 늘었으니 긴장되지도 않고 그냥 무덤덤하다. 2005년 철산지점장으로 있을 때 뇌종양 선고와 함께 수술을 하..

나의 이야기 2025.01.18

느림의 미학 864 내일 일은 내일에

2025.  1.  16.  05;00  영하 5도교교(皎皎)한 달빛 아래 내 그림자가 길게끌려온다. 내가 저렇게 컸었나,내 몸의 두 배가 넘는 그림자가 나를땅바닥의 몬스터(monster)로 만들었다. 바람이 분다.마스크 사이로 스며드는 칼바람이 매서워넥워머를 올리고 방한모 날개를 내려 귀를감싼다. 제야(除夜)의 종소리가 아직도 귓가에서맥놀이 치는데 어느새 보름이 지나갔고,아직 찌그러지지 않은 보름달이 온누리를 차디찬 달빛으로 감싼다. 새벽추위가 부담스러워 며칠간 늦잠을즐겼더니 체중이 2kg 이상 불었다.추위대비 완전무장을 하고 황산(荒山)숲길을 오르내리면 500g 정도는 빠지겠지. 웬 비석이지?지박령(地縛靈)이 맴도는 담장가에 보이지않던 비석이 서있다. 비석은 며칠 전에 세운 모양인데,병자호란 당시 공..

나의 이야기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