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5. 19;00
7월 11일 휴대폰을 교체하고자 들린 대리점에서
내 팔목에 찬 스마트 워치 2를 바라보던 사장이
시계가 많이 낡아 언제 데드라인 걸릴지 모른
다고 한다.
이어서 스마트 워치 7을 권유하고, 포장을 뜯지
않은 스마트 시계를 가져와 내가 직접 개봉하게
만드는데 영업실력이 대단하다.
6년 이상을 찼어도 고장 한번 나지 않고 묵묵히
주인과 함께 한 스마트 워치 2에서 이젠 벗어
나야 할 때가 온 모양이다.
전화통화는 물론 체온측정, 수면측정, 심전도
및 혈압측정, 산소포화도 측정, 피트니스 및
운동 기록이 추적이 된다는 최신형 워치 7로
바꾸려니 묘한 생각이 든다.
아날로그시계에서 스마트 시계로 바꿀 당시
운동량이 메모리 되고, 알아서 맥박을 재고,
통화도 가능한 디지털시계의 매력에 흠뻑 빠져
휴대폰과 시계는 잠자는 시간 빼곤 내 몸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내 생애 첫 시계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받았는데, 아버지께서 차시다가 큰 형님, 둘째
형을 거쳐 세 번째로 물려받은 황금색 시계줄이
멋진 '세이코' 시계였다.
결혼 예물로 받았던 오메가 시계는 당시
롤렉스 시계와 함께 명품으로 대접 받았고,
대통령 휘장이 새겨진 청와대 시계,
서울 시장으로부터 포상받은 시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세이코 시계 등을 서랍
깊은 곳으로 유배를 시키고 차기 시작한 스마트
워치는 또 다른 시계의 세상을 보여주었다.
드라마 주인공이 차서 더욱 멋있었던 스마트
시계를 차면서 내 손목은 잠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책상서랍에 고이 모셔 두었던 시계를 꺼내 만져
보며 잠시 상념에 잠긴다.

아날로그시계는 누군가에겐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였겠지만 나에게는 나 자신만의
시간과 내 삶의 이야기가 눌러 앉았기 때문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자바라식 황금
시계줄은 천호동 시계점에서 구매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판매를 하지
않았고,
오메가 예물시계는 47년 세월,
세이코 시계는 30년 세월,
대통령 시계는 27년 세월,
서울시장 시계는 37년이라는 시간이 눌러앉은
골동품이 되었다.
시계를 꺼내 한 개 한 개씩 만져본다.
각 시계마다 처음 찼을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 나고, 사라진 수십 년 세월이 허망하지
않고 시계 속에 나만의 시간이 저장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느 시계는 태엽이 다 풀려 시간이 멈췄고,
또 다른 시계는 배터리가 방전되어 시간이
멈췄다.
시계의 시간은 멈췄지만 흘러가는 삶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옛 추억과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고,
결혼 예물시계를 처음 차던 그날 수줍었던 나의
모습도 떠오른다.
나에게 세이코 시계를 선물했던 지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지나간 내 삶의 시간과 시계의 시간을
반추하고 새로 장만한 스마트 워치의 신세계에
서서히 빠져든다.
2025. 7. 15.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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