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휴!
정년퇴직하여 시간이 많음에도 아직은 설레인다.
봉길이의 두타산 권유도 거절하고, 평창의 계방산(1577m)을 향해 출발하나
비가 오기 시작해 양평 '백운봉(940m)'으로 방향을 돌린다.
빗줄기는 점차 굵어지고 난감하다.
차는 어느새 농다치고개 또는 서너치고개라 하는데~
[옛날 새색시가 가마타고 시집가며 오줌이 마려 얼마나 남았느냐 물으니, 가맛꾼이
서너 치밖에 안 남았다고 해 바깥을 내다보니 하늘이 서너치 밖에 안보이더라]는
전설이 있는 고개를 넘는다.
백운봉은 정상부위가 암봉으로 되어있어 많이 미끄러울 거 같아 '중미산'으로 결정하고,
중미산 천문대에 주차하고 임도로 들어선다.
싱그러운 숲냄새가 향긋하다 .
쭉쭉뻗은 낙엽송, 낙낙장송, 이름모를 풀꽃 사이로 삐죽 올라온 '엉겅퀴꽃'이 너무 아름답다.
이어서 붓꽃을 휴대폰에 담고, 계곡길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경사가 제법 급하다.
고도계를 보니 600m을 넘어섰다.
느티나무, 박달나무, 물박달나무, 단풍나무가 지천이고 갑자기 암릉이 나온다.
긴장하며 간신히 올라가니 '추락주의'팻말이 있고 안전로프는 끊어진 상태이다.
휴우!
300년은 됨직한 금강송이 늠름하게 서있다.
단풍취, 곰취가 지천이고 참나물도 많다.
능선길은 거의없고 계속 깔닥이다.
안개는 점점 심해지고 안개비도 내려 가시거리가 10m도 안되는 거같다.
헉헉! 깔닥 깔닥!
한 시간반 만에 정상 암봉에 도착하였으나 몸을 비틀어야 배낭이 살짝 걸리는
구간을 통과해 간신히 정상에 올라선다.
짙은 안개속이지만 정상석은 잘 보인다.
양평군수는834m, 가평군수는 833.9m로 표기하였으니 10cm의 높이가 이 큰산에서 무슨의미일까?
위정자들의 더러운 모습이 이 산 정상에도 있다는 것이 안쓰럽다.
아쉽다!
경기도내 산 중에서 조망이 제일 좋다는 중미산정상, 동쪽으로는 소구니산, 옥산, 유명산,
어비산으로 해서, 용문산 함왕봉, 백운봉,
건너능선으로는 중원산, 도일봉, 북쪽으로는 화야산, 고동산,
서쪽으로는 검단산, 예봉산이 조망되고,
날이 맑은 날에는 치악산도 조망이 되는데~
배낭을 여니 3명이 지고 온 장수막걸리가 4통이다.
물론 산행은 같이 안했지만, 모르는 부부와 합석 컵라면과 김치를 안주로 하여 한잔한다.
56년생 이라는데 너무 삭아, 한참 연상으로 알고 대화한다.
비온 뒤라 너무 미끄럽다.
인적이 거의없는 산이라 나무도 침엽수가 매우 적고 활엽수 중에서도 서어나무과가 지배를
한 거같다.
오리나무, 물푸레나무가 무지하게 많다.
등산, 해외여행 등을 화제로 대화를 하며 임도로 내려선 순간 올라가며
너무나 예뻐 휴대폰에 담았던 엉겅퀴꽃을 누가 꺽어놨다.
그것도 세 토막으로~산에도 나쁜 사람이 있는가보다.
계류에는 도룡용, 가제가 보이며, 뱀장어도 있을 정도로 자연미가 살아있다.
완자와 수육을 곁들인 옥천냉면과 소주한잔을 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
다음주 산행기는 방태산 전설과 함께 ~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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