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967 나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어요.

김흥만 2026. 3. 11. 18:00

2026.  3.  11.  00;20

   숨이 막힌다.

심장이 벌떡대고 묘한 울림과 떨림이

오는데 어떻게 표현할까.

아마도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

drome)이 온 모양이다.

 

가수 홍지윤은 현역가왕 결승에서

마지막 9번째로 나와 '울엄마'를 불렀다.

 

그녀의 노래가 끝나고, 한참 후에 신동엽

MC가 가수 홍지윤이 3대 현역가왕

우승자임을 발표한다.

 

그녀가 우승할 것을 본선부터 예견했어도

막상 우승자로 발표가 되니 가슴이 먹먹

해진다.

 

본선 2차전에선 국악을 접목한

'한오백년'구슬프게 불러 눈가를 촉촉

하게 만들었다.

 

결승 1차에서 '옷 한 벌을 건졌으니'로

황혼의 삶을 위로하는 레트로(retro)가

아닌 뉴에이지 트로트로 두 번째 눈물이

흐르게 만들었고,

 

결승 2차전에선 '울엄마'라는 노래로

가슴을 적시게 했으니,

내가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언제 이렇게

감동을 받았던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오백년'에서 한숨과 무반주로 감동을

주었다면,

준결승 2차전에선 한국노래 '뱃노래'와

일본노래를 결합해서 불러 심사위원과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결승 1차전에서 부른 '옷 한 벌을 건졌

으니'라는 노래는 트롯에 국악 정가

(正歌)와 발라드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로 여러 사람의 애간장을 태웠다.

 

때로는 무반주와 무표정이 사람들을 감동

시키기도 한다.

 

훅 내뱉는 소리도 아니요, 한(恨)이 깃든

홍지윤의 노래가 끝나고 한참 동안 진공

상태로 빠졌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냥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내 눈가에

눈물이 배어 나온 걸 알았으니,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잠시 침잠(沈潛)의

세계로 빠졌던 모양이다.

 

기존 트로트에 안주하지 않고,

국악을 베이스로 한 기본기에 다른 장르

(genre)를 융합하고 무르익은 감정선과

완숙해진 가창력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새로운 트로트로 진화시키는 그녀가

어디까지 발전을 할 것인가 매우 흥미

롭다.

 

또한 홍지윤 가수는 우승상금 1억 원

전액을 암 투병 환자를 위해 기부하겠

다고 하며 미스트롯 4 최종 결승에서

우승하면 상금을 교회에 십일조로

내겠다는 가수와 결이 다른 아름다운

성품(性品)보이기도 했다.

 

거의 네 달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Tv조선의 '미스트롯 4'와 Mbn의 '현역

가왕' 경연이 끝났다.

 

미스트롯 4는 지난주 목요일 밤,

진(眞)은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소나무를

본뜬 이름의 '이소나',

선(善)은 오뚝이처럼 매번 경연에 참가한

'허찬미',

미(美)는 깨끗한 목소리로 묘한 매력을

'홍성윤'으로 결정되었다.

 

대단한 실력파들이 대거 등장하여

예선에선 우승자를 점치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국악성악 출신 '이소나',

간호학과 재학 중인 '길려원',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을 무기로 새로운

트로트의 장르를 보여준 '홍성윤' 등

신예가 대단한 실력과 신선함을 보여

주었다.

 

공교롭게도

미스트롯 1의 우승자 '송가인',

미스트롯 2의 우승자인 '양지은'도

국악인 출신이었다.

 

이번에도 국악을 기본기로 하여 탄탄한

내공을 쌓은 '이소나'가 미스트롯 4에서

우승하였고,

현역가왕에서도 국악인 출신 '홍지윤'이

우승하였다.

 

우리에게 국악이란 무엇일까.

한(恨)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인가.

 

이번 경연은 트로트(trot)라는 장르적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국악, 뮤지컬, 아이돌 메인 보컬 출신이

압도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최선을

다했다.

 

또 한 곳에선 '무명전설'이라는 경연

예선이 시작되었다.

 

'사랑했는데'를 부른 조성환의 애절함,

아픔을 가진 소방관 서희철의 눈물,

말레이시아 최고의 가수 출신 장한별,

한국 무용가 이동준이 돋보이는데

아직은 누가 우승할지 모르겠다.

 

무명들의 슬픈 도전이 다시 시작되었고,

이번엔 누구를 찍어서 응원하기보다는

출전한 모두를 응원하려 한다.

 

노래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거는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암튼 이번 경연으로 나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절제된 한(恨)을 부르는 '양지은',

묘한 떨림과 울림을 주는 비브라토(vib

rato)의 주인공 '정서주'에 이어

 

당구 LPBA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무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던 '임경진'이

좋았다.

 

느끼한 기성세대 보다는 때가 묻지 않고

청순한 느낌을 주는 그녀들,

 

홍지윤, 이소나, 솔지, 홍성윤, 길려원이

마음속에 담는 새로운 애인이 되었으니

나는 축복 받은 인생인 모양이다.

 

                2026.  3.  11.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