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25. 05;00
숲길을 걸은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왼쪽 발등에 통증이 심하게 와 운동화
끈을 느슨하게 풀었다.
한 달 전에도 통증이 와서 며칠 고생을
하였는데 증세가 또 도진 모양이다.
왼손 중지에 '방아쇠수지 증후군'이 와
십수 년째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발등에도 주사를 맞아야 하나
자괴감을 느낀다.
몸은 정직하다.
특히 나이가 든 몸은 더 정직하다.
몸을 잘못 쓰면 아프고 안 쓰면 녹슬어
아픈 범위가 더 커질 수 있고,
때에 따라선 기상청보다 더 정확히
일기예보를 한다.
족저근막염은 많이 좋아졌는데 체중을
빼려고 속보를 하였더니 이번엔 발등에
문제가 생겼다.
새벽산책을 즐기는 몇 사람이 시계 반대
방향에서 걸어온다.
나는 시계방향으로 걷는 게 습관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시계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니 좁은 산길에서 여러 번 마주
친다.
나도 반대방향으로 걸어볼까.
시계 반대방향으로 10분쯤 걸어보니
왼쪽발이 조금 편해졌다.
시계방향으로만 계속 걸어서 왼쪽발에
과부하(過負荷)가 걸렸던 모양이라,
이제부터는 시계방향과 반대방향을
적절히 배분하여 걸어야겠다.

< 산딸나무꽃 >
06;00
친구들이 하나둘씩 저승길로 사라지면
마음이 위축되고,
마음이 아파지면 몸부터 움츠러들고
괜스레 아려온다.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던 근육과 뼈는
이미 사라졌고,
속박과 통제로 딱딱하게 굳고 늙어가는
몸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탈이 간다.
당구큐대로 수구를 치는 동작은 조금
개선되었지만 미세한 동작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창피하지만 요즘엔 이름 석자 쓰는
것도 버겁고 힘들다.
뇌종양 후유증으로 마비된 손으로 쓰는
나의 글씨는 제삼자가 해독하기 힘들
정도로 악필(惡筆)이자 난필(亂筆)이
되었다.
최근 미국의 친구로부터 예전에 내가
'한석봉'으로 불릴 정도로 명필이었다는
위로의 문자를 받았다.
몸을 인지하는 패러다임(paradigm)을
바꾸기로 마음을 먹고 비록 마비된 팔
이지만 붓과 펜을 들어 처음부터 연습을
해야겠다.
2026. 5. 25.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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