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11. 05;00
밤새 소쩍새가 울었다.
뻐꾸기도 찾아왔고, 지빠귀도 날아오고,
여기저기에서 산꿩이 꿩꿩!~ 울어댄다.
건강한 새들이 이제부터 짝짖기를 하며
제대로 봄의 향연을 즐길 모양이다.
일찍 잠이 깬 산비둘기와 까치도 나무
위에서 고요히 머물지 않고 깡충거리며
걸어간다.
'노린재나무'에 하얀 눈이 쌓였다.
6월에 피어야 할 나무에 어느새 꽃이 핀
거다.
이팝나무에 이어 4월 말부터 핀 '아카시
아꽃'이 시들해지기 시작하자 '노린재나
무'가 그 틈을 노려 피었으니 개화(開花)
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 노린재나무 >
벚꽃, 개불알꽃, 봄맞이꽃에 정신을
뺏긴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여름을 향해 초록은 숲 속을 빼곡하게
채워나간다.
입하(入夏)가 지나자 해 뜨는 시간은
더 빨라져 5시만 되면 어둡던 숲 속이
훤하다.
산중에 나뭇잎이 짙게 푸르러졌고 그
초록 속을 걷다 보니 내 마음도 초록
으로 물 드는 기분을 느낀다.
조금 늦게 핀 아카시아 향이 산 위에서
흘러내리며 내 몸을 감싼다.
크고 깊은 심호흡으로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고운 목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를 들으니 눈과 코, 귀가 행복한
산책 시간이다.
숲길에서 30분 정도 속보로 걸었더니
숨이 가쁘다.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운동의 강도를
높였다.
지난겨울 5kg이 넘게 는 체중을 빼느라
비장애 숲 속 데크길을 속보로 걸어
70여분 걸리던 시간을 15분 정도 단축
시켰고,
틈틈이 실내 자전거를 탄 덕분에 3월 말
대비 4kg 정도 체중이 줄었다.
이젠 숲길을 속보로 걸어도 힘이 들지
않는다.
빠르게 걸은 속보가 체중을 줄여준
건지,
체중이 줄어서 시간이 단축된 건지,
이론적으로 설명을 할 수가 없고 그냥
몸이 가볍다는 걸 느낀다.
통통하게 살찐 너구리가 숲길에서 사라
지고 '지빠귀'가 앞에서 깡충깡충 뛰어
다니다 먹이를 발견하였는지 종종 대며
먹이를 쪼아댄다.
'지빠귀'의 앙증맞은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현자들이 말하는 '마음 챙김 명상'을
잠시 즐겼나 보다.

< 개암나무 >
여름이 다가올수록 '개암나무' 잎의
무늬가 점점 사라진다.
숲 속에는 숲에 사는 동식물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새와 꽃과 나뭇잎을 보면서 현실의 시름
이 사라졌으니 나도 생태적 망각의 편에
확실히 선 모양이다.
2026. 5. 1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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