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687 내향성 발톱과 에이지즘(ageism)

김흥만 2022. 6. 1. 09:30

2022.  6.  1.

이틀째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에 시달렸다.

 

약봉지에서 '크라목신 듀오'라는 약 이름을 찾아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간독성과, 메스꺼움, 구토 증세 등 부작용이 있고 드물게는 사망을

할 수 있다고 나열을 했다.

 

5월 알바근무는 시간이 꽉 차 30~31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기에

30일 발톱이 파고드는 내향성으로 염증과 통증이 생긴 엄지발톱에

수술을 받았다.

 

수술실에서 아프게 하면 소리를 지르겠다고 의료진에게 미리 엄포를

놓으니 오히려 마음 놓고 소리를 지르라고 젊은 의사가 너스레를 떤다.

 

수술실이 밀폐가 되어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며 마취주사를 놓는데, 너무 아파 저절로 비명이 나오고 눈물이

핑돈다.

 

6번을 찌르는 부분 마취주사가 왜 이리 아픈지, 예전에도 이렇게

아팠을까.

 

불과 3년 전 똑같은 발톱 수술을 받을 당시엔 아프지 않았다고

투덜거리니까 젊은 의사는 그 당시에도 아팠을 거고 단지 내가 기억을

못 할 뿐이라고 설명을 하는 거다.

 

발톱을 보면서 의사는 내향성 발톱은 일자로 깎아야 하는데,

예쁜 모습으로만 깎아 자꾸 재발이 된다며 자세하게 지도를 한다.

 

내향성 손발톱은 살과 맞닿은 곳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꽉 조이는 신발을 오래 신거나 비만이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흔히

생긴다.

 

문제는 수술 후에 생겼다.

염증과 항균약을 복용하고 나서 구토 증세와 메스꺼움이 심해지고

뱃속이 뒤틀리며 식은땀이 난다.

 

처음엔 나이와 수술 후유증으로만 생각했다.

점점 구토 증세가 심해져 약 복용을 중지하고 식사를 거르니

조금씩 편해진다.

 

문득 에이지즘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에이지즘(ageism)이란 늙은 사람을 더럽고 둔하고 어리석게 

느껴 혐오하는 현상을 말한다.

 

젊음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막상 손가락의 '트리거 증후군'이나 내향성 발톱으로

고통을 겪고, 약 부작용까지 생기니,

 

나 스스로 늙어서인지 바보 같고 둔하고 어리석다고 느끼며 이게

바로 에이지즘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06;30

박무(薄霧)가 사라진 새벽하늘은 시퍼렇다.

발톱 핑계로 이틀째 새벽 산행을 하지 못하고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투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오늘 지방선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Tv를 켠다.

 

                      2022.  6.  1.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