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7. 05;00 영하 3도
아~!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비상계엄이 몰고 온 파장으로 인해 나라가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꼴을 오늘도 또 봐야
하는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다.
차라리 눈을 뜨지 않고 계속 잠만 자면
잠시지만 완벽한 현실도피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놈의 평생 습관은 이제 와서 고칠
수가 없으니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
벙어리장갑 양쪽에 핫팩을 넣고,
목에는 넥워머(neck warmer)를 두르고,
마스크를 쓰고, 군밤장수용 모자를 쓴 다음
집을 나섰다.
이만하면 완벽한 겨울복장이 아닌가.
미끄러운 산길을 피해 어둠에 잠긴 망월천
둘레길을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긴다.
국지불국(國之不國)이라 요즘 우리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국가의 기본요소는 국민과 땅, 주권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정부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무정부 상태요,
전과 4범이자 15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대표가 부리는 몽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허~참!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자니 나뿐만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 가슴속에서도 열불이
나겠다.
이럴 때 방송인 고(故) 허참 선생이 살아
있다면 무엇이라 말을 했을까.
나하고 동원예비군 동기로 이박삼일 행군에
이어 화천 대성산(1,175m)을 오르며 발바닥에
생긴 물집을 서로 따주기도 했던 명Mc 허참
방송인은 툭하면 허~참!이라고 하며 혀를
차기도 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고도 허~참
이라고 했으려나.
사람은 보는 관점에 따라 모든 사물과 행동이
각자 달리 보인다.
사람들은 이번에 터진 비상계엄을 어떻게
볼까.
12월 3일 잠자리에 들었다가 뜬금없는 '비상
계엄' 방송에 퍼뜩 잠에서 깨어나 마음 조리며
TV실황 중계를 보다 다시 잠이 들었다.
비상계엄이라는데,
하는 행동들이 너무 어설프다.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고 태클을 거는 거대
야당과 국회 때문에 비상계엄령을 발령
하였다면 방송국과 신문사, 통신사를 우선
장악하고, 문제가 된 국회의 봉쇄와 함께
국회의원들을 체포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냥 마지못해 하는 어수룩한 쇼를 보는 거
같아 30여분 지켜보다 이 비상계엄은 완전
실패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잠을 청했다.
무릇 정치란 물이 흐르듯 해라 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샘(泉)이 솟아 차면 아래로 흐른다.
골짜기를 흐르다 냇물이 되고, 냇물이 모여
강이 되고, 강과 강이 만나 큰 강이 되고,
큰 강은 큰 바다에 이르고 큰 바다가 모여
마침내 대양(大洋)을 이룬다.
이런 상선약수를 두고 불교나 무협지에서는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 하기도 한다.
막히면 고일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틈이 나면 그 틈을 이용해서 흐르기도 하고,
힘들 때는 돌아서 흐르기도 하는 게 물이
아니던가.
오죽하면 정치(政治)라는 글자에 삼수변이
붙었을까.
비상계엄의 타당성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찬성 의견이 있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흘러간 물은 돌이킬 수가 없다.
또한 물은 흐르고 흘러야만 썩지 않는 법,
이젠 사람을 바꿀 때가 된 모양이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계엄군으로 출동한 군인은 통수권자의 명령을
수행할 생각이 없어 대충 시간을 때우고,
특전사 사령관은 위법사항이 되기 때문에
항명이 되더라도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개인 유투버 방송에서 대놓고 말한다.
국정원 1차장이라는 사람도 fact인지 fiction
인지 말을 아끼지 않으니 국군 통수권자의
권위는 아에 사라졌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이 계엄명령은
애초부터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손자병법의 공성지계에 의하면 공격자는
수비자의 10배가 넘는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릇 국가의 최고 지도자라면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정신을 늘 마음속에 담고 매사에 임해야
했었거늘,
싸울 생각이 없는 그것도 고작 280여 명의
군인을 국회에 투입하였으니 싸움질이라면
이골이 난 민주당 정치인과 보좌관 등 수많은
사람을 과연 장악할 수가 있을까.
실패로 끝나자 난파선에서 제일 먼저 튀어
나온다는 쥐새끼의 습성을 닮은 사람들과
군인들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며 자기변명과
월담해서 회의장으로 들어갔다는 무용담을
자랑한다.
어느 학자는 임금의 품격에 대해
암군(暗君), 혼군(昏君), 폭군(暴君)으로
정리를 했다.
사리에 밝고, 불혹(不惑)과 사욕에서 벗어나
공도(公道)를 따르는 명군(明君)이 못되더라도
국빈으로 초대를 받고도 쪽 팔리게 혼자 밥이나
처먹고 다녔다는 암군(暗君)은 되지 말았어야
했다.
이적행위를 하는 전과범, 숱하게 재판을 받고
있는 야당대표를 대통령이라는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힘없는 국민의 입장에서 자괴심이 든다.
나는 2019년 8월 8일 당시 문재인 정권이
하는 짓이 하도 한심해 느림의 미학 474호로
국지불국 1호를 썼고,
이어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 등 반복되는
대형사고로 2023년 7월 22일 느림의 미학
759호로 국지불국 2를 썼다.
다시는 이런 제목으로 쓰고 싶지 않았건만
또다시 국지불국 3을 쓰는 이 참담한 심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다.
신문과 방송을 보면 현기증이 나고 겁이 난다.
언제쯤이나 국지불국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온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인가.
꼭 비상계엄이어야만 했을까,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인 긴급명령(緊急
命令)을 발동하였으면 어땠을까.
몽니를 부리는 야당에 대하여 경고가 필요
했다면 긴급 기자회담이나 시정연설로 야당의
못된 버릇을 지적하고 나머지는 국민들의
판단에 맡겼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 땅바닥으로 떨어진 국가위신과 짓밟힌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추스를까.
주택은행에서 차장급 책임자로 있었을 때인
1993년 8월 11일 본점에서 긴급 '전언
통신문'으로 전 직원은 퇴근하지 말고 제자리를
지키라 했다.
다음날인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이 발동한
'금융 실명 거래 및 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이
통달과 통첩으로 하달되었다.
시행 후 가명과 차명예금은 이자소득세에
차등을 두었고,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만
금융거래를 할 수 있었다.
그 긴급명령에 의해 큰 혼란 없이 금융거래의
실명화를 이뤄낼 수가 있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등 상당 부분의 지하자금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람들의 인생기준은 각각 다 다르다.
나의 인생기준은 무엇일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묻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
에서는 답을 할 수가 없다.
모든 생명이 공평하듯이 자연의 시간도
공평하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기에
이 또한 지나가겠지.
내가 작가가 아니라서인지 글로 표현이 안 되는
슬픔과 아쉬움이 생길 때가 많은데 오늘따라
화가 많이 나니 아직도 수양이 덜된 모양이다.
2024. 12. 7.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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