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27.
텅 비었다.
무기력증(無氣力症)인가.
마음도 머릿속도 모든 게 텅 비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하기도 싫다.
작년 12월 3일 생뚱맞은 비상계엄으로
혼돈(混沌)의 세상이 된 대한민국,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계정세 속에 나라는
점차 무기력증에 빠져가도 나는 염치(廉恥)
없이 한 살 더 먹었다.
어떻게 보면 어설픈 비상계엄으로 탄핵이
되고 구속이 된 대통령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
29번씩이나 탄핵소추권을 줄줄이 남발하여
국정을 마비시키고,
일방적 예산삭감으로 국정을 농락하는
야당을 보며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인정
하면서도 당위성(當爲性)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중국민이 되었다.
시대착오적이고 상상력이 빈곤하고
타협을 할 줄 모르는 대통령이 벌인 비상
계엄의 여파로 나라전체가 얼어붙었다.
덕분에 이 나라의 구석구석 썩어있던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곳곳에 잔뜩 고인 고름 덩어리를 알면서도
제거하지 못하고 구속당한 대통령을 바라
보는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작년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고부터
Tv뉴스와 신문의 뉴스를 잘 보지 않았다.
유튜브는 더더욱 보지 않았다.
유튜버들은 온갖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한
가짜 뉴스와 언어로 세상사람들을 농락
하며 돈 벌기에 혈안이 되었다.
정상적으로 굴러가던 우리나라가 몇 사람의
권력욕에 의해 망가져가고,
온갖 잡년놈들의 세상이 되어가며 염치와
정의가 사라졌다.
흔히 세상은 강자와 약자,
보통사람과 특별한 사람,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
부끄러움 즉 염치가 있는 자와 없는 자,
재능이 없는 자와 있는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대부분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구분을 하는데,
작년 국회의원 총선 이후 내편이 아닌
네 편은 서로 상종을 못할 원수(怨讐)가
되었다.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 상식이 최근 몇 달 사이에 깨졌다.
숫자가 많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몰염치
(沒廉恥)한 야당과 국회의원,
이어서 언론과 판사가 가장 강력한 권력과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동귀어진(同歸於盡)은 못할망정 탄핵으로
배반을 하는 사람들,
어깨에 붙인 별 계급장이 버거워 보이는
장군도 보았다.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여야
한다고 배웠다.
더욱이 군 통수권자가 명령을 내렸으면
부당명령 여부를 떠나 목숨 걸고 불구덩이
에도 뛰어들어야 했다.
부당명령으로 알았다면 옷 벗을 각오로
계엄 전 항명을 하던지, 어영부영 시간만
때우다 야당에 달려가 눈물을 흘리는
장군을 보며 토할 뻔했다.
저들에게 누가 별을 달아주었을까.
군 통수군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4성 장군 출신 야당의원과 유튜버 앞에서
자기변명만 하는 장군을 보며 참담했다.
국회의원이 모욕을 줘도 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장군을 사람들은 똥별이라 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우습게 아는
공수처와 국회의원들에 의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 되었고,
국정이 마비되든 말든 그들은 와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난입해 기물을 부쉈고,
주말마다 도심은 시위로 어지러운 세상이
되었다.
사상 유례없는 입법폭주와 탄핵소추로
국정을 마비시킨 야당은 자기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다.
숫자로 나라를 흔들고, 누구라도 뜻을
거스르면 탄핵하고,
가짜뉴스를 빙자해 카톡을 검열한다 하고,
불리한 여론조사가 나오는 업체를 손보려
하고,
자기네한테 유리하다면 아무 법이나
만드는 사람들은 염치(廉恥)라는 말조차
들을 자격이 없다.
대통령도 야당도 타협을 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절제하는 미덕을 발휘하였더라면
지금같이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이
되었을까.
야당 한 곳으로 표를 몰아준 국민들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국민들 스스로 '균형의 미학'을 깨뜨렸기에
할 말은 없을 게다.
살다 보면 죽기보다도 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
사람도 사람 나름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싫은 건 파렴치범(破廉恥犯)이다.
따라서 전과 4 범인 파렴치범이자 9개의
혐의와 5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을
대통령으로 받들기는 정말 싫다.
현 시국에서 행복한 사람은 정적을 제거한
야당에만 있는 모양,
야당대표와 의원들이 웃는 모습만 봐도
소름이 돋는다.
소설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도 필요 없다.
절제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며 올바른
척도와 방식으로 국정을 운용하는 사람
이면 된다.
이 시국이 언제 정리가 되려나,
나도 모르게 혼돈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피해 보고자 보고 싶은 것만 골라보는
편협한 사람이 점점 되어간다.
우리나라는 최근 웅비(雄飛)하고 있었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물론 k방산, k푸드,
k팝, k원전, k건설, k조선, k의료 등 k로
시작되고 대표되는 k 컬처(cultrue 문화)가
전 세계에 맹위를 떨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신기루가 되어 사라지고 있다.
강자로서 염치를 버리고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절제하지 않고 힘만 쓰는 야당과
멍청한 여당 국회의원들을 언젠가는 국민이
응징할 것이다.
08;00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진눈깨비로 바뀌고
다시 눈으로 바뀌었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가 채움이라면
더킷 리스트(duck it list)는 비움이다.
버킷 리스트는 진즉에 찢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마음을 둘 곳이 없다.
내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이대로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힐링이 되려나.
진흙탕 세상에 순백의 눈이 내린다.
곱게 내리는 눈이 진흙탕 세상에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진흙탕으로 변한다.
녹을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하얀 눈이
이 더러운 진흙세상에 얼마나 더 많이
내려야 순백의 눈세상으로 바꿔지려나.
텅 빈 가슴을 안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함박눈을 맞으며 터덜터덜 걷는다.
2025. 1. 27.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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