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9. 04;50
아이쿠!
황산숲길의 산모퉁이를 돌다가 돌을 잘못
밟아 미끄러졌지만 등산용 스틱이 중심을
잡아줘 넘어지지는 않았다.
야자매트를 깔아 편안했던 길인데,
해빙기가 되자 산 위 절개지와 옹벽 사이에
박혔던 돌이 굴러 내린 모양이다.
불빛에 보이는 돌이 유난히 새까맣다.
설마 오석(烏石)이 여기에 있을까만은
주워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오석은 아니고 화산석(火山石)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돌멩이에 불과한데 이상하게
돌에 시선이 끌린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모난돌도 보이고
납작하게 생긴 현무암판석도 보인다.
수십 년 세월 산에 다니며 나무와 야생화,
새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고 돌에는
관심이 없었다.
따라서 전국의 산 곳곳에서 만나는 토어
(Tor)와 애추(崖錐)에 흥미를 느꼈지만 돌의
성분이나 본질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산길가에 놓인 의자에 잠깐 앉아 수십 년
산행을 하며 만났던 바위와 돌멩이를 머릿속
기억의 창고에서 꺼낸다.

설악산 귀떼기청봉과 대청봉의 너덜지대,
대구 비슬산의 천연기념물 제435호인 암괴류,
대견사지터의 토어(Tor)와 애추(崖錐),
문경 주흘산 부봉의 이빨 모양 암치(岩齒),
정상인 주봉(1,076m)에서 조곡관 쪽으로
하산하며 만났던 너덜지대의 '꽃밭서들',
장흥 천관산의 암주(岩柱)인 천주봉(天柱峯),
정선 노추산의 암괴류(岩塊流),
홍성 용봉산의 삽살개바위, 물개바위, 촛대
바위, 사자바위, 두꺼비 바위, 악귀봉의
화강암 덩어리,
서산 백화산의 불꽃바위, 부부바위, 세자
바위, 용상바위, 악어바위, 굼벵이 바위,
이밖에도 축령산의 남이장군 바위, 운악산의
촛대바위, 인왕산의 치마바위, 북한산과
도봉산의 화강암 판상절리가 생각난다.
대부분 높은 산에는 화강암 덩어리와
부스러기들이 많다.
그러나 진안 마이산은 특이하게 타포니
(tafoni), 즉 풍화혈(風火穴)이 발달하였는데
산 전체가 자갈이 진흙이나 모래에 섞여
굳어서 된 퇴적암으로 만들어진 역암(礫巖)
덩어리였다.
암석은 크게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구분한다.
그중 마그마가 식은 화성암으로는 현무암,
안산암이 화산암으로 불리고,
지하 깊은 곳의 심성암으로는 화강암,
섬록암이 있다.
퇴적물이 쌓여 압력으로 만들어진 퇴적암
으로 사암, 셰일, 석회암, 석탄이 있고,
고온 고압에 의해 변성된 변성암으로는
대리석, 편암, 편마암과 석영이 많이 섞인
차돌을 규암으로 구분한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 제사를 지내러 다녔던
큰집 근처 초평 저수지 화산리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붉은색 계통의 화산석이 유난히
많았던 거로 기억이 난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세계적
으로 관세폭탄과 자원전쟁이 치열하다.
희토류(稀土類) 매장이 많고 생산을 많이
하는 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려 난리를
치는데 우리는 너무 조용하다.
발밑에 굴러 다니는 돌 하나하나가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돌과 희토류에 대해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
2025. 4. 9.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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