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894 늙은 컴퓨터

김흥만 2025. 5. 26. 18:12

2025.  5.  26.  07;00

은퇴 후 나의 삶을 풍족하게 이끌어준 건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지도(地圖) 요, 두 번째는

컴퓨터요, 세 번째가 뒤늦게 배운 당구이다.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니 수시로 전국지도를

펴놓고 어느 산을 오를까 궁리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동행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고,

결정을 하고 산행을 하는 과정이 너무나 행복

했다.

 

두 번째는 컴퓨터의 세계에 빠진 거다.

현역당시에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아 직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나 은퇴 후에는 스스로

해결했다.

 

이것저것 두드리며 정보도 많이 얻었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사진을 갤러리에 보관하고

필요때마다 꺼내 쓸 정도로 익숙해졌다.

 

컴퓨터를 켜고 무한 정보의 세계에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렇게도 애지중지하던 삼성컴퓨터가 15년이

지나자 부팅도 오래 걸리고, 툭하면 에러가 나고

마음먹은 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여기저기 알아봐도 연식이 오래되었기에 

윈도 7에서 더 이상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으니

웬만하면 새로 장만하라고 한다.

                    <   괴불주머니   >

 

지금의 삼성컴퓨터는 15년 이상을 썼다.

어느 컴퓨터를 사야 할까.

 

새로 사는 컴퓨터도 나와 같이 늙어가며 향후

15년을 쓸 수 있다면 생애 마지막 컴퓨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에 관한 상식이 없으니 나답지 않게

3개월 정도를 질질 끌다가

아들내외의 도움을 받아 코어i7 윈도 11세대

DB400 TDA를 구매했다.

 

주문하기 전 여기저기 매장을 두드렸다.

동일 제품의 가격이 스타필드 현장 매장에서

200만 원, 네이버 쇼핑몰에서 130만 원,

리싱크몰에서 70만 원으로 가격대가 천차만별

이다.

 

예전엔 가전제품을 살 때 최고사양의 제품으로

구매를 하였으며 자동차도 풀옵션으로 구매를

했다.

 

최고사양으로 사면 싫증을 느끼지 않고 오래

쓸 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교체하는 컴퓨터는 약 15년을 썼으며,

LG CANVAS TV도 15년을 썼다.

 

LG 로보킹 청소기도 15년째 쓰고 있으며,

자동차도 그랜저는 18년, 산타페는 17년을

타고 폐차를 했으니 어지간히 오래 쓴 거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며 최고 사양의 물건을

구입하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가격과

효율성을 따지게 되었다.

 

SP, LP, 카세트, 워크맨, CD, MD시대를 거쳐

디지털과 AI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관성적인 효율이 아닌 나만의 효율도 필요

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재고처리 전문점인 리씽크(Re Think) 몰을

열고 대용량 신제품 삼성컴퓨터를 70만 원에

구입하면서 3개월의 고민이 싱겁게 끝났다.

 

               2025.  5.  26.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