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913 새벽 노을

김흥만 2025. 8. 5. 20:54

2025.  8.  3.  05;30

산책 중 무심코 올려다본 동쪽하늘,

예봉산(683m) 위 하늘이 붉게 불타오른다.

 

아침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발걸음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이론상 아침노을은 '비', 저녁노을은 '갬'이다.

새벽노을이 저렇게 붉으니 오늘은 얼마나

많은 비가 쏟아지려나.    

 

자연과 사람들은 무더위에 점점 지쳐간다.

한줄기 소나기가 기다려지는 새벽,

비 소식을 가져다주는 아침노을을 만났다.

 

노을은 태양이 뜨거나 질 무렵에 하늘이 붉게

보이는 현상으로 아침노을(朝陽)과 저녁노을,

석양(夕陽)으로 구분한다.

 

태양이 지평선 부근에 있을 때 산란이 잘되는

푸른색 빛은 사라지고 붉은색 빛만 남기에

지금 동편하늘은 붉게 타오르는 거다.

 

예전 어느 친구가 아침에도 노을이 있느냐고

물었다.

저녁에 발생하는 것만 노을이고, 

아침에는 발생하는 건 노을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침에 생기는 노을은 동쪽에 발생하고,

동쪽에 고기압이 있어 기압계가 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저녁노을은 날씨가 개어 있을 때 서쪽에 발생

하는데 서쪽 하늘에 고기압이 있어서 기압계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에 날씨가 좋아

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06;00

저게 뭐지?

이무기가 용(龍)이 되어 하늘로 승천(昇天)

한다.

 

아침노을 사라진 검단산 하늘 위에서 거대한

용오름이 내 눈에 포착이 되었다.

 

대부분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용오름이

내륙지방에서 내 눈에 관측이 되다니,

아마도 거대한 팔당호에서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서둘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30배 줌(zoom)으로

당겨 촬영을 시도한다.

 

인터넷으로 용오름 기록을 살펴보니 내륙지방

에선 뚝섬과 합천, 일산 등에서 발생하였고,

그 외엔 대부분 바닷가에서 관측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2014년까지 공식적으로 7회가

등재되었다는 토네이도 즉 용오름(spout)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17;00

저녁 무렵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은 120~150mm의 폭우가 예상되어 호우

경보가 미리 내렸는데 실제로는 7.5mm에

그쳤고,

 

전라도 무안과 광주는 지난주에 이어 시간당

140mm가 넘는 2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지난주 7월 24일 05;22분에 찍은

아침노을이다.

 

그날 오후부터 전국에 극한호우가 내렸으며

특히 호남, 충청, 경상지역이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다.

                  <   25. 7.24  05;22 촬영 >

 

예전엔 저녁노을을 보면 서글퍼지기도 했다.

정년퇴직을 하고, 무위도식(無爲徒食)으로

세월을 보내며 황혼인생을 한탄할 때였던가.

 

임서기(林棲期) 생활까지 한 거는 아니지만

꽤 많은 시간을 산야(山野)에서 꽃과 나무와

함께 보내며 서글펐던 감정은 많이 누그러졌다.

 

19;00

인생팔고(八苦) 중에서 병고(病苦)로 고통을

받는 친구들이 여럿이다

 

늘 궁금해도 투병 중이라 얼굴 보기 힘든

친구들과 통화를 하며 목소리를 듣는다.

 

통화를 길게 하면 힘들기에 오늘도

컨디션은? 식사는? 잠은? 통증은? 정도만

확인하고 통화를 끝낸다.

 

우리네 인생은 노을과 참 많이 닮았다.

노을은 길게 가지를 않고 짧게는 10여분,

매우 드물지만 20여분 갈 때도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1976. 8. 3일 육군 만기

제대특명을 받은 지 49년째가 되는 날이다.

 

세월 참 빠르다.

군에서 제대한 지 반백년 세월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가온 황혼,

 

인생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괴로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정해진 뒤에 돌아보면 축복

일 수도 있다.

 

아직은 인생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잘 모르기에 오늘 하루도 근사하게 보내지

않았는가.

 

주어졌던 오늘 하루 또한 허투루 보내기 싫어

생각을 정리하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기록을

남긴다.

 

                   2025.  8.  3.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