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915 '항가치'는 방아깨비다

김흥만 2025. 8. 9. 09:44

2025.  8.  9.  06;00

앗~방아깨비다!

꾸지나무 위에서 항가치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더니 휴대폰을 꺼낼 틈을 주지 않고 풀숲으로

사라졌다.

 

여름이 깊어간다.

그렇게 무더웠어도 입추(立秋)가 지났고 오늘이

말복이다.

 

초록이 뚝뚝 떨어지는 숲 속에서 예보대로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신나게

울어대던 매미들이 일제히 소리를 멈췄다. 

 

비가 그치자 이번엔 풀벌레들 소리가 요란하다.

여치는 '끼리릭' 방아깨비는 '찌르르' 요란하게

울어대며 잠깐 조용했던 매미들과 누구 목청이

더 큰가 소리 경쟁을 한다.

 

숲 속에서 소리경쟁은 이맘때나 되어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입추가 지나고 새벽기온이 23도로 떨어지자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들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온 모양이다.

 

'항가치'는 충청도 사투리로 방아깨비를

말한다.

 

암컷인 '항가치'의 몸길이는 약 8cm로 크고,

수컷은 약 5cm로 암컷보다 작으며 날아갈 때

앞날개와 뒷날개를 비벼서 "따다다"하는

소리를 내기에 '따다개비', '땟가치'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 방아깨비를 잡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뒷다리를 잡으면 몸통이 방아를 찧는

것처럼 까딱까딱 움직였다.

 

몸이 가벼운 수컷은 한번 점프로 5~10m를

날 수 있고, 암컷은 덩치가 크고 무거워 이에

미치지 못한다.

 

새들이나 짐승은 수컷이 대부분 덩치가 크고

예쁜데 비해 방아깨비는 암컷이 더 크고 예쁜

편이다.

                           <   꾸지나무   >

 

다시 나타난 방아깨비가 뛰는 것을 나는 '폴짝~

폴짝'이라고 표현을 했다.

 

방아깨비는 '폴짝~폴짝' 뛰고 소리는 '따다다',

'찌르르', 여치에 대하여는 '끼리릭'이라는 말을

썼다.

 

이 표현은 의성어(擬聲語)일까, 아님 의태어

(擬態語)일까.

의성어는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낸

단어요,

의태어는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낸 단어이다.

 

그렇다면 '폴싹~폴싹'은 의태어로 볼 수 있고,

'따다다, 찌르르, 끼리릭'은 소리를 표현했으니

의성어로 보면 되겠다.

 

논에서 벼에 붙은 메뚜기를 잡아 병에 넣다

보면 작은 방아깨비도 섞일 때가 많다.

 

간식으로 기름에 뛰긴 메뚜기를 먹을 때

섞인 방아깨비를 별도로 가리지는 않았다.

             < 8.11일 사무실 베란다에서 찍은 '방아깨비' >

 

여름방학 곤충채집 숙제를 할 때 잡혔던

방아깨비가 내 얼굴에 이상한 액체를 뿌려

깜짝 놀랐던 추억이 생각난다.

 

간장 비슷한 역한 냄새는 나중에 알고 보니

오징어가 먹물을 뿜어내듯이 방아깨비가

천적에게 붙잡혔을 때 소화액을 뿌린 거란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데 이래

저래 곤충채집 방학숙제는 하기 싫었다.

 

방아깨비는 알에서 부화하여 성충이 되고

번식을 마친 뒤 생을 마감한다.

 

날씨가 서늘해지고 숲의 푸른빛이 바래지는

10월쯤이면 땅속에 알을 낳고 죽게 되는

한해살이 곤충이라 저 항가치는 수명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방아방아 방아깨비 아침거리 찧어라,

우리 아기 흰 떡방아 네가 대신 찧어라,

~~ 옆집아기 보리방아 네가 대신 찧어라,

콩콩 찧어라~~♪"라는

 

옛날부터 전해졌던 구전동요를 흥얼거리며

숲에서 벗어난다.

 

                    2025.  8.  9.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