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918 숲에서 만난 고삼(苦蔘)

김흥만 2025. 8. 21. 19:15

2025.  8.  21.  05;00

지금 섭씨 26도,

입추가 지난 지 보름이 다돼가는데 기온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잠잠했던 모기들이 오늘따라 극성맞다.

아무래도 몇 방 정도는 물릴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이 제대로 익어간다.

자연의 생육성쇠(生育盛衰) 과정이라,

지금은 밤에도 초록이 뚝뚝 떨어지는 성(盛)의

향연으로 볼 수 있겠다.

                 <   고삼    >

그동안 눈여겨보던 고삼(苦蔘)도 익어간다.

고삼은 별칭이 참 많다.

쓴너삼, 너삼, 지삼, 산두근, 도둑놈의 지팡이,

뱀의정자나무 등 여러 이름이 있다.

 

뿌리는 간질환, 감기 등 수십 가지 병의 약용으로

쓰이는데 얼마나 쓰길래 괴로울 고(苦) 자가

붙었을까.

 

간에 특히 좋아 자삼으로도 불리는 고삼,

고삼을 삶은 물은 벌레를 쫓을 정도로 독해

살충제로 쓰기도 하고,

 

변소에 넣어두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독하다는데 이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벌레보다도

더 독한 모양이다.

 

열매 주머니를 열어 확인하니 작은 녹두알같이

생겼다.

 

고삼은 독해도 삼(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동안 산에서 만났던 삼(蔘) 종류가 문득 생각

난다.

 

고향 친구가 검단산에서 채취한 산삼(山蔘)

뿌리를 먹었고,

 

2020년 5월 19일 서산 백화산에서 봉황삼

(鳳凰蔘)으로 불리는 '백선'을 만났고, 황산숲과 

괴산 산막이길에서도 만났다.

                        <    백선   >

 

우리나라 약초학의 대가인 최진규 선생이

'약초산행'이라는 저서에 의하면 백선은 한때

한뿌리에 5천만 원~1억 원을 호가할 때도

있었으나 요즘은 값싼 중국산이 밀려와 1~2만

원선에 거래된다는 거다.

 

그러고 보니 동일 부피에선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많아 태자삼(太子蔘)으로 불리는

'개별꽃'도 생각난다.

                        <   개별꽃   >

위 사진의 개별꽃은 2015년 4월 3일 남해안

'사량도 지리망산'에서 찍은 사진이고 그전에도

2011년 4월 21일 용인 서운산에서 찍은

기억이 난다.

 

산에서 삼(蔘)을 만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민간에선 보약으로 많이 쓰이는 삼(蔘)을

오삼(五蔘)이라 했다.

 

인삼은 비장에 좋아 황삼,

사삼(더덕)은 폐에 좋아 백삼,

현삼은 콩팥에 좋아 흑삼,

고삼(苦蔘)은 간에 좋아 자삼으로 불리고.

 

이밖에도 산에서 심장에 좋다는 단삼과 봉황삼

(백선)까지 두루두루 다 만났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인생이 아닌가.

 

                     2025.  8.  21.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