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 14;00
구매한 베이식 의자를 조립했다.
엉덩이가 닿는 판을 뒤집어 팔걸이를 고정
시키고 등판을 세우고 목받침을 끼우는데
녹록지 않다.
원래 손재주가 없어 못도 제대로 못 박는
기계치(機械癡)라 땀깨나 빼며 30여분
씨름을 하다가 겨우 완성을 했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도면을 보지 않고도
10여분이면 끝났을 텐데 나사(螺絲)를 조이는
육각렌치(wrench)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된 거다.
조립이 끝난 베이식 의자와 은퇴 직전 구입해서
20여 년 사용한 듀오백 의자를 번갈아가며
앉아서 잠시 상념(想念)에 잠긴다.

< 부처꽃 >
주택은행 중곡동지점에서 2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쳐 창구로 배치되었다.
1965년 유행했던 가수 김용만의 '회전의자'의
노랫말에 의하면
<♬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출세를
하라 ♪ >
출세를 하면 회전의자에 앉고, 잃어버린 사랑을
찾고자 억울해서 출세를 했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당시 회전의자는 권위를 상징했으며,
은행도 4선으로 이루어진 직급에 따라 다른
의자와 책상이 배정되었다.
1선의 창구 직원은 팔걸이가 없는 의자와
철제 편수책상(片袖冊床)에 앉았고,
2선의 책임자급인 지점장 대리는 목받침은
없지만 팔걸이가 있는 회전의자와 철제 양수
(兩袖)책상에 앉아 결재를 했다.
3선의 차장으로 승진하면 목받침이 있는
가죽의자와 목제 양수책상에 앉았고,
4선의 지점장은 대형 목제 양수책상과 목
받침이 머리 위로 올라갈 정도로 큰 가죽
의자에 앉아 영업장 전체를 볼 수 있게
배치가 되었는데,
숙직이나 야근 시에도 상급자의 책상과 회전
의자는 하급자가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권위가 있었다.
물론 요즘엔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창구는 빌트인(built in)으로, 책임자급 책상은
2선으로 배치하여 동선(動線)을 짧게 하였다.
옛날의 상념에서 벗어나 버릴 의자를 바라본다.
80kg의 몸무게를 20여 년이나 묵묵히 감당
하고 버틴 듀오백 의자는 팔걸이와 쿠션이
고장 났다.
아~~옛날이여!
권력도 세월도 무상(無常)이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오랫동안 고생했고 정든 의자를 버리려니 괜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2025. 9. 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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