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 08;00
tvN 채널의 '태풍상사'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배불뚝이 컴퓨터는 286급 또는 386급인지
펜티엄급인지 정체를 모르겠다.
무선호출기였던 삐삐, 인쇄전신 교환장치인
텔렉스, 카세트테이프, 공중전화, 키폰전화기
등 수십 년 전 내가 사용했던 장치와 기기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은행 간판이 내려지고, 그 상황을 지켜보는
직원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하여 울고,
명예퇴직한 부지점장은 근무했던 지점옆에
호프집을 열며 IMF 시대상을 보여준다.
압구정 오렌지족이었던 주인공 강태풍이
아버지 사망 후 태풍상사의 상사맨으로
실패와 사기를 당하는 고단함을 딛고 성장
하는 IMF 세대의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에
나는 푹 빠져들었다.
이와 비슷한 복고풍 드라마 '백번의 추억'
배경도 1980년대 군부독재시절부터 IMF
시절이었지.
여자 주인공은 생계를 위해 버스안내양으로
일하다가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고,
아버지의 백화점 부도가 계기가 되어 공부에
매진해 의사가 된 청년의 사랑과 우정의
스토리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음악다방,
교복미팅은 아련한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한동안 잊고 살았다.
기아자동차의 부도로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연쇄부도와 도산, 1997년 IMF 구제금융
시대의 암울하고 혹독했던 시련이 주마등
처럼 떠오른다.
대우그룹과 당시 5대 시중은행이라 했던
제일, 한일, 상업, 서울신탁, 조흥은행은 물론
외환은행, 대동은행, 동남은행, 평화은행,
장기신용은행 등이 통폐합등으로 간판을
내리며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졌다.
내가 근무하던 주택은행은 당시 은행건전성
지표였던 BIS 비율이 은행권에서 제일 높아
살아남았다.
그후 동남은행을 흡수했지만 직원 3천여 명이
명예퇴직을 당했고,
2002년 국민은행과 합병을 하면서 또다시
2,300여 명이 정리해고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본부에서 살생부 명단이 내려오면 대상자에게
알리고 사표를 받아야만 했던 그 시절의 암울
했던 상황이 떠오르자 다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은퇴 후 어느 날 강동역에서 우연히 만났던
옛 지점장 후배가 나에게 많이 서운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축구선수 출신 김 xx 대리는 내가 조금만
신경 써줬으면 잘리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다.
인사고과와 실적이 나빠 이미 명예퇴직자
대상명단에 올랐고 내 힘으론 방법이 없었는데
말이다.
현역에서 은퇴를 한 후에 들은 말이지만 그
한마디가 한참동안 나를 힘들게 했다.

< 꽈리 >
09;00
사회학자들은
1945~1954년생은 산업화 세대,
1955~1964년생은 베이비붐 1세대,
1965~1980년생은 X세대,
1981~1996년생은 Y세대,
1997~2012년생은 Z세대,
2013~2020년생은 Alpha 세대라고 분류를
했다.
2021년 이후부터는 밀레니얼 Y세대와
Z세대를 하나로 묶어 새로운 MZ세대로 구분
하는데 나는 어느 세대에 해당할까.
출생을 기준하면 산업화 세대가 맞지만 실제
로는 전쟁세대가 아닌가.
6.25 전쟁이 한창때 태어났고 보릿고개 시절
성장을 거쳐 현역군인일 때 베트남 전쟁이
끝났으니 나는 전쟁세대라고 하는 거다.
요즘 드라마와 가요계에 복고 콘텐츠가 다시
부상하고 나는 거기에 빠져들었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말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걸 말한다.
노래도 발라드보다는 가수 신미래와 조명섭의
복고풍 레트로(retro) 창법이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해 좋다.
요즘은 국악의 창법이 살짝 가미된 양지은,
홍지윤의 노래가 최신 유행곡처럼 즐거우니
나는 뉴트로(new tro) 세대인 모양이다.
아날로그(analogu) 시대에 익숙한 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배우고자 하나 마음과 달리 손과
머리가 잘 따라주지 않는다.
어느새 11월,
낙엽 한 잎이 창문에 부딪쳤다가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사람의 삶은 유한하지만 자연은 제행무상
(諸行無常)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하고 사람의 삶은 무한히
되풀이된다.
2025. 11. 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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