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1. 16;00
한 열흘 전이었던가.
예고 없이 집에 들른 아들이 조끼를 두 개
꺼내놓는다.
어디서 많이 보던 조끼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Tv 예능프로 '헬스파머'
에 출연한 방송인들이 입었고,
시장 상인들이 잘 입는 조끼가 아닌가.
조끼 이름을 처음엔 잘 몰랐다.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김장조끼, 할매조끼'
라는 거다.

작년 12월만 해도 매스컴에선 이번 겨울은
유난히 따뜻한 겨울이라며 겨울장사를
걱정했다.
그러나 새해 1월 초순이 되자 날씨가 혹한
(酷寒)으로 변했다.
표독하고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바람에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이 20여 일
이상 지속되었고,
패딩점퍼로는 감당을 못해 속에 조끼를
겹쳐 입어야 추위를 견딜 수 있다.
최근 추위를 핑계 삼아 새벽운동을 게을리
했더니 체중이 순식간에 5kg이나 불었고,
작년까지 입었던 105 사이즈 다운조끼는
꼭 끼어서 입을 수가 없다.
110 사이즈 조끼를 세 개 더 구입해 입던
중 뜻밖에도 아들이 사다 준 '할매조끼'를
입었더니 등판에 열이 날 정도로 따뜻하다.
은행원 출신 아니랄까 봐 기질이 나와
각종 조끼를 착용하고 따뜻함을 비교해
본다.
충전재가 거위솜털인 구스다운(goose
down)은 가볍고 보온성이 좋아 온기가
오래가지만 가격이 비싸다.
오리털을 충전재로 쓴 덕다운(duck
down)은 약간 무게감을 느끼고,
충전재가 웰론인 조끼는 입었다가 벗어도
별로 느낌이 없다.
그런데 김장조끼는 입었다가 벗으면
등판이 한참 썰렁할 정도로 보온성이 높다.
하도 신기해 김장조끼를 입고 당구장에
나갔더니 친구들의 반응이 매우 재미있다.
이 조끼는 1월 23일 Tv 채널A에 방영
되기도 했다는데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까지
K할머니 감성에 푹 빠졌다는 내용으로,
유명 아이돌 '태연' 등 스타들이 입고 나올
정도로 꽃무늬 문양에 화려한 색상이 이색적
이라는 거다.

감각이 뛰어나 새로운 패션 경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 세터
(trendsetter) '제니'와 '카리나'가 입어
유행시킨 김장조끼가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레이다망에
포착되어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
하였다고 한다.
발렌티노(Valentino)의 꽃무늬 디자인은
630만 원,
몽클레르(Moncler) 역시 비슷한 감성의
다운 베스트를 230만 원에 출시하였다고
하니 세상 놀랄 일이다.
아들은 이 조끼를 장당 1만 원씩 6장을
샀다고 한다.
명품 브랜드 조끼의 사진을 보니 고가의
630만 원짜리, 230만 원짜리와 1만 원
짜리가 별반 차이가 없으니 이만하면
가성비는 대박이 아닌가.
암튼 이번 설 명절에 식구들이 다 입고
세배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조금 전 뉴스에서는 뉴욕에서 김치를
곁들인 한국산 군고구마가 대단한 인기를
끈다는 방송이 나왔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한국의 김밥, 컵밥, 김, 포도
샤인 머스켓, 귤 등 K 푸드와 K 컬처의
열풍이 분다.
한국이 하면, 한국이 만들면 바로 세계적인
명품이 되는 나라,
방탄소년단과 케데헌(K pop demon hun
ters),
조선, 방산무기, 반도체, 화장품, 휴대폰,
라면, 과자, 자동차, Tv 등 가전제품, 변압기,
배터리, 잠수함, 전투기 등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잘 만드는 나라,
조끼 하나에도 한국의 로컬(local) 문화가
전 세계에서 힙한 감성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가슴이 뿌듯해진다.
2026. 2. 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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