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21. 05;30
와! 현호색(玄胡索)이다.
숲이 밝아오고 산길에서 현호색을
만났다.
몇 년 전 동사지터에서 만났고, 다시
오랜만에 만난 현호색은 특이하게 '검을
현(玄)' 자를 쓴다.
종달새의 머리 깃이나 종달새가 노래
하는 입 모양을 닮았다 해서 현호색이
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여기서 검을 현(玄)은 검다, 적흑색
또는 하늘빛 아득히 멂을 뜻한다.
청보라색, 하늘색과 진분홍색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하늘빛같은 현호색을
한참 바라본다.
현호색은 양귀비과로 전 세계에 30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보물주머니로
알려진 현호색, 빗살현호색, 댓잎현호
색과,
어린이의 주머니 끈에 차는 노리개로
고양이의 음낭을 비유한 산괴불주머니,
염주괴불주머니 등 21종이 있다.

현호색 옆에 '애기똥풀'도 피었다.
이렇게 예쁜 꽃에 '똥자'를 넣어 '애기
똥풀'로 이름을 짓다니 처음에 이름을
지어 학회에 등록한 식물학자가 고약한
심성을 가졌나 보다.
애기똥풀의 줄기를 자르면 노란즙이
나오는데 이 즙이 아기똥처럼 생겨
애기똥풀이라는 건데 독풀이다.
허긴 똥자를 쓴 이름이 비단 이 꽃뿐인가.
개똥쑥, 방가지똥, 쥐똥나무, 말똥비름도
있으니 말이다.

< 애기똥풀 >
방아깨비가 위험에 처했을 때 싸는 똥에
비유한 '방가지똥'은 사데풀, 조밥나물과
꽃모양이 매우 비슷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분간이 어렵다.
줄기나 잎을 비비면 개똥냄새가 난다는
'개똥쑥'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헛소문이
나 많은 사람이 위장병으로 고생을 했고,
'쥐똥나무'는 동그랗게 익은 열매의 모습
이 쥐똥을 닮았고
'말똥비름'은 잎 겨드랑이에 붙은 살눈이
말똥 같다는 거다.
잎이나 뿌리에서 나는 오줌냄새를 구분
하여 노루오줌, 여우오줌, 쥐오줌풀,
말오줌나무, 닭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계요등(鷄尿藤)으로 짓기도 했다.
바람이 불면 꼬리를 살랑이는 강아지풀,
바람소리만 나도 흔드는 소루쟁이와
사시나무,
닭장 근처에서 잘 자라는 닭의장풀,
목 근처에 솜털이 뽀얗게 난 노루귀,
잎 가장자리에 가시가 난 호랑가시나무,
박쥐날개와 비슷한 박쥐나무,
꽃수술에 꼬리가 길게 나온 꼬리진달래,
꼬리풀, 범꼬리, 죄꼬리망초, 다람쥐꼬리,
긴산꼬리풀, 봉의꼬리가 있고,
매의 발톱을 닮은 매발톱,
개불알을 닮은 개불알꽃, 개구리 물갈퀴를
닮은 개구리발톱, 노루발, 지네다리, 꿩의
다리, 쇠무릎 등은 동물의 생김새에서
따왔다.
모양에 따라,
족두리를 닮은 족두리풀,
수염이 달린 광대수염, 두루미꽃,
초롱을 닮은 금강초롱, 은방울꽃,
장구를 닮은 장구채, 투구꽃,
경칩을 닮은 돌쩌귀, 까치수염, 낙지다리,
소경불알, 사마귀풀, 개구리발톱, 돼지풀,
고슴도치풀이 있고,
동물을 비유하는 검은 꽃의 족제비싸리,
가지박달, 여우구슬, 여우주머니, 여우콩,
괭이눈, 돼지풀, 병아리풀, 개미자리,
조개풀, 나비나물, 벼룩나물, 뱀딸기,
배암차즈기, 용머리, 파리풀도 있으니
이름이 참 재미있지 않은가.

이밖에도
고부간의 갈등을 말하는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배꼽'까지 생각을
하다가 우리나라 토종인 '흰민들레'도
만났다.
이종교배(異種交配)를 결코 허용하지
않는 흰민들레도 약성이 좋지만 위장
장애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요즘 식약처에서 독초경보를 내렸다.
더덕과 뿌리가 비슷한 미국자리공,
두릅 비슷한 옻나무과인 붉나무순,
곰취와 독초인 동의나물,
산마늘과 독성이 강한 박새,
원추리와 농약원료로 독성이 강한 여로,
미나리와 독미나리,
달래와 산자고가 비슷하게 생겨 구분
하기 어려우며 함부로 채취해서 먹으면
위험하다는 거다.
Epilogue)
글을 쓰며 십 수년간 산에 다니며 촬영한
식물과 꽃, 나물의 모양과 이름이 머릿속
에서 주마등처럼 떠오르니 아직은 쓸만한
머리인 모양이다.
2026. 4. 2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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