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26. 14;00
중간고사를 앞둔 손주 녀석들이 돌아
가고 난 하릴없이 집 주변을 걷는다.
담장밑에 개불알꽃, 황새냉이, 뽀리뱅이,
지칭개, 꽃마리가 지천으로 피었다.
한낮기온이 25도가 넘었어도 하고현상
(夏枯現象)은 5월 중하순부터나 시작
되려니 아직은 한참 더 보겠다.
보라색으로 핀 '개불알꽃'을 찍으며
묘한 생각이 든다.

< 개불알꽃 >
하필이면 이렇게 예쁜 꽃에 수컷의 생식
기관인 음낭, 즉 불알이라는 이름을 붙이
다니 해학적(諧謔的) 치고는 고약하다.
불알은 사람이나 수컷 동물의 정자를
생성하는 음낭 속 좌우에 하나씩 둥근
모양으로 들어있는 알을 말한다.
지금도 기온이 27도까지 올랐고,
내 근처에서 산책 중인 덩치 큰 수캐의
불알이 축 늘어졌다.
불알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 중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개불알꽃'이요,
또 하나는 '복주머니란'으로 불리는
개불알꽃이 있는데 이 꽃은 귀해서
보기가 힘들고 태백산이나 광릉수목원
에나 가야 볼 수 있다.
까치더덕으로 불리는 '소경불알'이
있는데 만삼과 매우 비슷하고 꽃은
시계꽃처럼 아름답다.
옛날 소경이 길을 가다 만져보고 생김새
때문에 놀랐다는 설화가 배경이 되었다
는데,
장님을 뜻하는 '소경불알'이라 지었으니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서운하겠다.
개불알꽃은 봄까치꽃,
소경불알은 별주머니로 개명하자는 의견
이 예전부터 있었어도 국립표준식물목록
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하니 백년하
청(百年河淸)이로다.

< 황새냉이 >
뱀에 관련된 식물로는 줄기가 뱀이 지나
가는 모양처럼 휘어지며 자라는 '뱀무',
뱀이 잘 나타나는 풀숲에 자라는 '뱀딸기'
와 '곰보배추'로도 불리는 '배암차즈기'가
있으며,
스님 즉 중을 뜻하는 중대가리풀, 때죽
(중)나무와 중의무릇이 있다.
우리나라 식물 이름에서 '참'자가 붙은
이름도 많다.
'참'이라는 말은 진짜, 품질이 좋은 또는
식용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으며,
도토리가 열리는 '진짜나무'라는 참나무
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등 6형제
를 자랑한다.
이밖에도 여린 순은 가죽나물로 불리며
식용하는 참죽나무, 녹나무과의 참식
나무가 있으며,
나물종류로는 참쑥, 참나물, 참취, 참반
디가 있고 곡식으로는 '참깨',
꽃으로는 참나리와 참꽃으로 불리는
진달래와 참당귀가 있으며,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소주도 참이슬로
이름을 붙여 대단한 히트상품이 되었다.
'개'자가 붙으면 모양이 비슷하나 쓸모가
적거나 식용이 어려운 경우로
개나리, 개망초, 개수선화, 개불알꽃,
개두릅, 개살구, 개양귀비, 개쑥갓,
개머루, 개비자, 개박달나무 등이 있다.

< 꽃마리 >
이름 첫머리에 '꽃'자가 붙은 식물도 많다.
꽃사과, 꽃자두, 꽃댕강나무, 꽃분홍철쭉,
꽃다지, 꽃며느리밥풀, 꽃창포, 꽃무릇,
꽃잔디, 꽃향유가 있으며,
방금 꽃 크기가 5mm에 불과한 '꽃마리'를
발견하였다.
2026. 4. 26.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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