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1001 천일야화 '세헤라자드'

김흥만 2026. 7. 10. 18:56

2026.  7.  10.  05;00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찼고,

그 사이를 뚫고 쏟아지는 빗줄기가

제법 강하다.

 

느림의 미학을 1000호까지 썼고,

1001호는 무엇으로 쓸까 궁리를 하던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세헤라자데

(Scheherazade)' 선율이 문득 생각

났다.

 

1001 숫자와 관련 있는 '천일야화'는

1001일 밤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 아라비안 나이트(Arabian night)

였지.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오랜만에 들으며

빗속을 걷는다.

 

꿈속을 거니는 듯,

꿈을 꾸는 듯 신비한 음악,

 

바이올린 등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묘하게 어우러져 내는 선율을 들으며,

 

2008년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헤라자데 곡에 맞춰 나비의 춤사위

보여줬던 은반의 요정 '김연아'의

아름다웠던 연기를 떠올린다.

 

이 음악은 언제 들어도 신비하다.

1악장 바다와 신밧드의 배,

2악장 칼렌다르 왕자의 이야기,

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4악장은 바그다드의 축제~바다~난파~

종국을 그렸다.

                 <   가죽나무   >

 

먼 옛날 고등학교 시절 내가 전집으로

읽었던 책,

 

1965년 정음사에서 출판했던

아리비안 나이트 '천일야화' 전집은

출판사에 다니던 이종사촌형님이 사

주셨다.

 

지금 내 시력으로는 읽을 수 없는

8p의 작은 활자로 활판인쇄를 하였고,

표지는 양장제본 전집으로 고급

스러웠다.

 

동양문화와 전혀 달랐던 아라비안

나이트의 내용은 신비했다.

 

아라비아의 '샤리아르(Schahriar)

라는 왕은 젊고 어질고 지혜로운 왕

이었지만 왕비의 부정을 보고 여자를

믿을 수 없어 매일 밤마다 처녀를

데려다 동침한 죽이는 나날을 반복

한다. 

 

한 대신의 딸 '세헤라지드'가 자원해서

왕의 신부가 되었고,

지혜로운 그녀는 첫날밤부터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매일밤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왕에게 들려주고 왕은

그녀의 이야기 솜씨에 홀려 1001일

밤을 함께 보냈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 왕이 그녀를 진심

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영원히

해로(偕老)한다는 이야기다.

 

몇 권인지 기억도 나지 않고, 그

전집을 다 읽었어도 세월이 많이

지나서인지 내용은 이어지지 않고

토막토막으로만 생각난다.

 

이럴 때 기억의 단편이라 했던가.

페르시아 시대의 설화,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 알라딘, 권선징악, 어부와

마신의 이야기,

 

꽤 많은 분량을 차지했던 야설, 정도를

넘어선 베드신, 섹드립(red comedy),

이슬람 우월론, 양탄자 등이 가물

거리며 내 머릿속 사유(思惟)의 창고

에서 튀어 나온다.

 

            2026.  7.  10.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