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이 계속 강공이다.
핵실험과 천안함 폭침에 이어 백령도 앞 NLL을 넘어 해안포도 쏘고 어선도 납치하더니,
중국에 가서 식량구걸도 할 겸, 제 새끼 데려다 후진타오 황제에게 알현시키며
세자책봉 해 달라고 아양도 떤다.
아침 하남시청 앞에서
두 사람이 몸싸움을 해가며 심하게 다툰다.
말리는 사람이 없으니 치고받으면 누구 하나 부러질 텐데,
강하면 부러지는 법이다.
세상에는 재미난 3대 구경이 있다.
물구경, 불구경, 싸움구경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재미난 것은 싸움구경이다.
올림픽에서도 격투기는 종목이 가장 많고 재미있어 단연 압권이다.
1984년인가?
주택은행 성내동지점 출납대리 시절이다.
성내, 풍납동지역에 물난리가 나 다 잠기고 얼마 후에 북한에서 보냈다는
포플린 옷감과 도저히 먹지 못할 정도로 수준미달인 쌀을 강동구청에서 기념으로
받은 날 수해 복구하느라 고생한 직원들과 회식을 한다.
지점장, 차장, 대리는 잔무를 처리하는데 일부 직원은 벌써 술 한잔을 한다.
난 아버지를 포함한 어른들이 먼저 수저를 들어야만 먹을 수 있다라는 교육을 어려서부터
받았기에 예의에 어긋난다고 부하직원을 심하게 야단친다.
이 광경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지점장이 슬그머니 지점장실로 호출한다.
"김대리! 강하면 부러지는 법 야단을 칠 때도 좀 부드럽게 하시게."
순간 머리가 멍하다.
항상 칭찬만 받고 사회생활을 해 왔는데,
<강하면 부러진다!!>
평생의 내 좌우명이 된다.
이후로는 직장내나 집에서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나무랄 일이 있으면 조용히 부드럽게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효과가 크다.
그 분은 어느새 '노자'의 도덕경 76장을 읽으셨나?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 풀과 나무같은 온갖 것들도 부드럽고 연하지만,
其死也枯槁(기사야고고) 죽으면 말라 뻣뻣해진다.
故堅强者死之徒(고견강자사지도)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사람은 죽음의 무리이고,
柔弱者生之徒(유약자생지도) 부드럽고 약한 사람은 삶의 무리이다.
是以兵强則不勝(시이병강즉불승)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木强則兵(목강즉병) 나무가 강하면 꺾이고 만다.
强大處下(강대처하) 강하고 큰 것은 밑에 놓이고 ,
柔弱處上(유약처상)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놓이게 된다.
난 그 분을 지금도 존경하며 항상 그 분을 닮고 싶었다.
언젠가 영등포문고에 들렸더니 제목은 기억이 안나나,
가이드 없이 부인과 세계여행을 하며 쓴 여행기가 책으로 나온 것을 보았다.
<노자 제78장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 天下莫柔弱於水而攻堅强者, 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천하막유약어수이공견강자, 막지능승, 이기무이역지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약지승강, 유지승강, 천하막부지, 막능행
是以聖人云, 受國之垢是謂社稷主, 受國不祥是謂天下王. 正言若反
시이성인운, 수국지구시위사직주, 수국불상시위천하왕. 정언약반
세상에 물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없다.
그러면서도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 물보다 더 나은 것도 없다.
무엇도 그 본성을 바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억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성인의 말씀에 나라의 욕됨을 떠맡는 사람은 나라의 주인이고,
천하의 불행을 떠맡는 사람을 천하의 왕이라 했다.
참으로 바른 말은 진실과 반대인 것처럼 들린다. ]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꼭 새겨야 할 덕목이다.
청문회에서 하도 지저분한 사람들을 많이 봐와서인지 새삼 느끼는 바가 크다.
일본 전국시대에,
<오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쫒아 버려라"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으면 울게 해라"
<도꾸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려라"라고 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참으로 재미난 이야기지만 덕목 (德目)을 매우 중요시한 이야기이다.
그해 연말 결산시 난 또 한번 인생의 교훈을 얻게 된다.
은행의 결산은 당기 업적주의로서 미지급이자, 미실현이익과 미경과이자를 보정과
환원이라는 절차를 거쳐 결산을 하게 된다.
당시 서무주임이 선급 보험료를 미계상해 결산에 차질이 생긴다.
수정하려니 본점과 껄끄러운 면도 있고 화가 나 순간적으로 심하게 질책을 한다.
한참 화를 내니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이었나?
"부하직원이 실수를 했으면 나무라지만 말고 상사로서 대책을 세워 처리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되지 않느냐."라고 항변을 한다.
이후 차장~부지점장~지점장생활을 하며,
두 사람한테 받은 교훈으로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우선 해결하는 방법부터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 태강즉절(太剛則折) 너무 강하면 부러지며,
유능제강(柔能制剛) 즉, 부드러운 것이 오히려 능히 굳센 것을 이기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다.
우린 물과 같이 처세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물은 흐르다가 장애물이 나타나면 장애물을 피해 계속 전진한다.
휘어지지만 유연하고 세상과 맛서지 않고 포용하며 온유함으로 다스린다.
다스리는 것은 '힘'이 아니라 온유함 즉 부드러움이다.
정치나 가정, 사회에서 너무 강한 언어는 거부 받으며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없다.
2010. 9. 1. 태풍 '곤파스'가 오기 직전에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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