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120 별명

김흥만 2017. 3. 24. 22:44

지난 7월 상산초등학교 정례모임이 백곡 저수지에서 있던 날,
청주에 있는 동창 '송영화'에게 '송아지'하고 부르니 나이 60이 가까워지는데,
아직도 송아지냐며 이젠 황소로 승격시켜 달라고 한다.

역시 '철수'에게 '애기라 부르니 이순의 나이에도 애기라고 부른다고해
한바탕 웃음이 나온다.
 
별명은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이다.
비슷한 말로 별호(別號)라고도 하는데,
 
키가 크면 '키다리'
무서운 선생님은 '호랑이'
공부를 특출하게 잘 하면 '신동'
얼굴이 납작하게 생겼으면 '찐빵'
태원이는 '올챙이'이지만 나이 먹었다고 금와(金蛙 금개구락지)로 승격시켜 주기도 했다.
 
난 별명이 참 많다.
초교 시절엔 유난히 장난도 심하고, 이발소에서 걸린 기계충으로 머리에 부스럼이 많아
 '썩은대가리' 또는 줄여서 '썩은이'라 했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초기까지는 '닭 도둑놈'으로 불리다가,
언젠가 부터는 '땅꾼'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산에서 뱀 등 파충류를 보면 멀찌감치 피하는데
시골에서 자라 얼굴과 피부색이 거무틱틱해서 그런가 보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을 어려서 부터 들어왔다.
따라서 난 항상 목표를 현실보다 크게 잡는 버릇이 생겼다.
 
예금, 대출목표가 내려 오면 항상 두 배 이상을 생각해 추진을 하고,
집 문제도 항상 한 단계 더 크게 잡고 가족들과 상의한다.
"뜻이 있으면 이루어 진다"라고 하며 말을 뱉으면 실현시키려 노력을 했고,
반드시 실현시켰다.

 

집을 19평형에서 25평형을 거치지 않고 바로 34평형~49평형~61평형으로
건너 띠었다.
승용차도 1,400cc~2,000cc~3,000cc로 건너 띠며 중간단계를 생략했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이 드디어 큰 문제를 일으킨다.
썩은 대가리라는 별명으로 불린지 40년이 지나서 뇌종양 판정을 받으니
어느 새 머리가 썩어 버렸던 거다.
 
이후 난 틈만 나면 '예쁜 별명'을 지어 주자고 주변에 설파한다.
어렸을 때의 별명은 그 사람의 일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별명은 외모나 성격의 특성을 살린 아름답고, 장래의 희망적인 것으로 지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전 작고한 백남봉 형님은 자기 딸하고 통화할 땐 이름을 부르지 않고 꼭
공주님이라고 부른다.
귀하게 되라고 하며 내 주변의 친구들 역시 2~3세들 한테 왕자, 장군,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꿈을 키워준다.
 
별명이 나왔으니 이름에 대하여도 논해 보자.
이름은 관명(이름), 자(字), 호(號)가 있다.
 
관명(이름)~ 사람이 태어 나면 부모(조상)가 이름을 지어 주는데,
                 이름을 호적에 올리면 바로 '관명'이 된다.
                 어떤 사람들은 이름이 두 개 이상도 있는데, 호적에 오르지 않은
                 다른 이름은 '아명'이라 한다.
                 아명을 호(號)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이름이란 살아 있으면 함(銜)자라고 하고, 죽으면 휘(諱)자라고 한다.
     
      따라서  상대방 어른의 이름을 물을 때는
                <생존시> 자네 어른 '함자'가 무엇이냐?
                <사망시> 자네 어른 '휘자'가 무엇이냐? 라고 물어야 하며,
       
      이 때 아버지 이름 호칭을 원어 그대로 부르면 안 되고,
                <생존시> 우리 아버지의 '함자'는 0자 0자 입니다
                <사망시> 우리 아버지의 '휘자'는 0자 0자 입니다 라고 하여야 한다.
 
자(字)~~   부모나 집안 어른이 지어 주며,
               어른 즉 성인이 되었다는 증표인데, 16세 이상 성인이 되어 관례를 치루면
               자(字)를 부여한다.
               자를 부여하면 어른으로써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
               이름 대신에 부르도록 한 명사이다.
              
               사람을 부를 때 그 이름을 불러야 마땅하지만, 때로는 어색하거나 불편할 때
               관명 대신에 자(字)를 불러 주는 것이다.
               호(號)에는 존칭이 붙지만 자(字)에는 존칭을 쓰지 않는다.
 
              성인이라?
              나이는 이렇게 구분된다.
 

              2~3세 해제(孩提)       어린아이

              15세   지학(志學)       15세가 되어야 학문에 뜻을 두고,

              20세   약관(弱冠)       남자는  20살에 관례를 치루어 성인이 되며,

              30세   이립(易立)       서른 살 쯤에 가정과 사회에 기반을 닦고,

              40세   불혹(不惑)       사십 살이 되어야 세상 일에 미혹하지 않고,

              50세   지천명(知天命)  쉰 살에 드디어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

              60세   이순(耳順)       육순이라고도 하며, 논어에서 나온 말로 나이 예순에는

                                           생각하는 모든 것이 원만하여 무슨 일이든 들으면 곧 이해가

                                           되며. 고집이 쎌 나이이니 귀를 순하게 하여 많이 듣고,

                                           말은 가급적 아끼라는 나이.

             61세    환갑(還甲)       回甲으로 예순 하나가 되는 해의 생일.

             62세    진갑(進甲)       회갑 이듬해 즉 62세가 되는해의 생일.

             70세    고희(古稀)       두보의 곡강시에 나오는  <人生七十  古來稀>에서 유래된

                                           말이며,

             71세    망팔(望八)       팔십세를 바라본다는 뜻.

             77세    희수(喜壽)       오래 살아 기쁘다는 뜻.

             80세    산수(傘壽)       우산 傘자가 八十을 의미하며,

             88세    미수(米壽)       여든 여덟 살의 생일 米자는 八十八의 합성어이고,

             90세    졸수(卒壽)       卒자는 구와 십의 파자로 해석되며,

             91세    망백(望百)       91세가 되면 100살까지 살 것을 바라본다 하여,

             99세    백수(白壽)       百(100)에서  ㅡ을 빼면 99  즉 白자가 됨.

            100세   기이지수(期이之壽)  사람의  수명은 100년을 1期로 함으로  期라 하고

                                            이는 養과 같다는 뜻으로 곧 몸이 늙어 기거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위탁한다는 뜻이다.

 

호(號)~~호는 예전에는 대개 덕망이 특출하거나 학문 또는 에술이 뛰어나 중앙이나 지방 등
             전국적으로 이름 난 사람에게 있었다.
            
             호에는 시호(諡號)가 있는데 국가에서 내리는 호(號)를 말한다.

             忠武, 忠貞, 文忠, 文卿 등이 있다.
 



            남이 지어주는 송찬(頌讚)은 그 사람의 인품이나 자질에서 찬문과 함께 호를 만들어
            주는데 대개는 자기가 직접 짓는다.
           
            이름과 자(字) 이외의 호칭인 호(號)는 아무나 있는 게 아니라지만,
            책을 펴낸 문인, 서예가 또는 문인화를 치거나 등에 관계없이 국전 등에 입선되어
            전국이 알 수 있다면 호를 쓰는 것도 괜찮다.
           
            요즘은 나이가 들고 글줄깨나 쓰는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호(號)를 가지고 있다.
            철산지점장 시절 광명 로터리클럽에 잠시 가입한 적이 있었는데, 그 클럽에선
            모든 호칭이 호(號)로 통한다. 

           
난 친구들에게 호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호를 석천(石泉)이라고 스스로 지었다.
즉, 석간수(石間水)라는 석천은 오랫동안 간직한 호이기에 내 이름과 같이 소중하기만
하다.
 
                             2010.  8.  29   장대비가 내리는 날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