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354 진심(眞心)

김흥만 2018. 5. 16. 10:21


                             진심(眞心)


얼마 전 점심 술자리에서 '진심이 무엇이냐, 진심을 모르겠다.'며

화백이 묻는다.


진심은 진실과 맥이 통하는 걸까.

가끔은 나도 거짓과 진실, 가식과 진심을 혼동 한다.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세상사를 보며 문득 덴마크의 실존적 철학자인

'키에르 케고르'가 생각난다.

그는 '이것이냐 저것이냐'라는 저서에서 세상의 3대 거짓말쟁이로

시인, 변호사, 정치인을 꼽는다.


이유가 재미있다.

'시인(詩人)은 더러운 똥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재주가 있으며,

변호사는 악한 사람을 착한 사람으로 둔갑 시키며,

정치인은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해결해줄 것 같은 거짓을 완벽하게 진실로

만드는 희한한 재주를 가졌다'는 내용의 일부분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의 내용이 기억나는 건 그 당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참과 거짓을 논리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또한 수학적 기하학적으로도 진실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완벽한 팩트(fact)를 원하지만,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본질적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에

진실은 참을 찾아가는 절차일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리는 비는 빗줄기가 선명하게 보이니 '발비'인가?

주룩주룩 내리는 주룩비라 해도 맞을 텐데 굳이 발비라고 함은 팩트를

나도 모르기에 억지를 부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봄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새벽의 사색에 잠긴다.


                            2018.  5.  16.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