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8.
자유(自由)라,
요즘은 나도 조금씩 변해간다.
웬만하면 아끼고 절약하는 게 몸에 배기도 하였지만, 우리 같이 베이비붐 세대
이전 전쟁세대는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를 못하는 절제된 삶이었지.
혼자서 대형 쇼핑몰을 다니며 외출용 재킷이랑 윈드 재킷을 산다.
재킷을 쇼핑백에 담아 들고 다니다 내가 좋아하는 크림빵, 카스테라와 단팥빵도
사니 부자도 이런 부자가 없다.
쇼핑 금액이 20만 원도 채 되지 않는데 느끼는 행복함이란 수억 만금을 쓴 기분이다
그동안 내가 나를 위해 스스로 투자했던 경우가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양말부터 신발, 속옷, 양복, 외투, 점퍼 등 사주는 것만 입고 쓰고 했는데,
나 혼자 스스로 필요한 것을 사며 무한자유(無限自由)를 느낀다.
야생의 동물세계에서 거칠게 포효(咆哮)하던 수사자는 늙으면 혼자 쓸쓸히 죽어가는데,
그 수사자를 보면서 늙어가는 내 모습과 비교를 한 적이 있었지.
지시를 받기 보다는 지시를 하는 삶에 익숙한 나도 나이가 드니 총기(聰氣)와 함께
욕망도 같이 사라지고 꿈을 새롭게 만들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가족들이 빵을 사올 때는 팥빵을 좋아한다고 내 몫으로 늘 팥빵만 사온다.
나는 크림빵도 좋아하고 카스테라도 좋아하는데 내색을 하지 않고 주는 대로만
먹다가 오늘은 카스테라와 크림빵도 주섬주섬 담은 거다.
결코 이기적이지 못했던 나의 삶,
나이가 들며 소소하게 달라지는 내 모습이 우습다.
2018. 5. 18.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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