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31.
사람(인人) 목에 줄과 방울을 단 개 견(犬) 자가 참 재미있다.
여의도 국회엔 개만도 못한 놈들이 수두룩하다.
국회의원들이 해머 들고 까부수고 쌈질하고 돈 처먹어 검찰에 끌려가고 정말 한심하다.
오늘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는 날이다.
잠시 대기 중,
3년 전 수술 후 너무 강한 항생제 때문에 매끼 식사 후 다 토하고 기운을 못 차리니
담당 주치의가 퇴원 후 보신탕을 많이 먹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견통(肩痛)이 심해 침과 부항 치료를 받는 한의원에서도 기운이 딸리면 보신탕을
먹으라고 권한다.
왜 보신탕일까?
난 머리 수술 후 보신탕은 원래 안하니 청국장과 조깅, 등산으로 기운을 차렸다.
김치냄새가 싫어 식당 아주머니 유니폼만 봐도 다 토하던 중 청국장이 내 입맛을
찾아주며 그 콤콤한 냄새가 고단위 항생제를 이긴 거다.
난 보신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거래선을 접대하는 등 경우에 따라서 영업상 억지로 먹기도 했는데,
보신탕은 '개고기'가 들어가는 탕의 일종으로 개장 또는 개장국이라고 하며 보신탕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여졌는데 88올림픽 때 영국 프랑스 등에서 BB 등이 난리를 쳐
보양탕과 사철탕으로 잠시 불리기도 했다.
보신탕은 개고기와 함께 된장, 깨, 파, 부추, 토란, 고사리 등을 넣어 요리를 하는데
더위가 심한 삼복더위에 많이 먹는다.
개 식용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사마천이 쓴 '사기'라 하며 가축으로 길들인 것은 신석기
시대다.
11년 전 건설업을 하는 아우가 홍천 처가에서 누렁이를 잡는다고 초대를 해 퇴근 후
밤늦게 도착하여 먹은 경험이 있다.
난 새벽 5시면 어느 곳에 있던지 조깅을 하는 습관이 있다.
다음날 새벽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며느리 고개로 조깅 후 아우 집에 있는 개집 앞에서
등에 하얀 서리가 내린 누렁이 한 마리가 바들바들 떤다.
11월이라 추운데도 제집엔 안 들어간 모양이다.
이런 바로 그 누렁이의 남편을 어제 잡아먹었던 거다.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으면 등판에 서리를 맞으면서도 개집에 안 들어갔을까,
아님 이미 우리 뱃속에 들어간 남편을 혹시 돌아오려나 밤새도록 기다렸던 건 아닐까?
머릿속이 꽝하며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개란?
개과에 속하는 동물들은 먹이를 잡기에 알맞은 치아, 강력한 턱, 예민한 청각과 후각으로
사냥에 적합하다.
개들은 포오류로서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서로 협조하는데, 사람에게 길들여지면서 사람한테
의지하고 산다.
개는 유연성과 균형 감각에서 고양이 보다 뒤지나 신중하게 먹이를 추적하고 속도와 인내심은
고양이보다 탁월하며 인접지역에 있는 본거지 등에 배뇨 등으로 영역표시를 한다.
개가 감정 표현 시 으르렁거림은 위협표시이며 짖는 것은 경고이다.
수평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것은 친숙함의 표시이며, 높은 소리로 "낑낑"거리며 두려움과
고통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홀로 짖어 외로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얼마 전 TV에선 왼쪽으로 꼬리를 흔들면 위협, 오른쪽은 반가움이라고 하며,
그 외에 우뚝 서서 꼬리를 들고 천천히 흔들며 접근하는 것은 공격표시이고,
귀가 축 늘어지는 것은 걱정의 표시이며 귀를 쫑긋 세우고 이마를 찡그리는 것은
그 무엇인가에 주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집에 혼자 오래 놔두면 가구나 신발 담요 등을 물어뜯는데 이는 가출노력 등이 좌절한데서
오는 행동이라고 한다.
난 애완견을 20여 년 길러서 개 아범이다.
20여 년 전 유도협회장배 전국 유도선수권대회 우승 기념으로 아들에게 요크셔테리어를
사줬는데,
이놈이 워낙 영리하여 하모니카와 피아노 단소 등의 반주에 맞춰 노래도 하고 동네에서
인기를 끌다가 17년 후 치매, 골다공증, 백내장에 걸려 죽었다.
죽기 전 새로 들어온 시추 '토토'가 애교 덩어리다.
난 이놈의 눈만 보면 아픈지 배고픈지 놀고 싶은지 졸린지 배변하고 싶은지를 안다.
또한 토토도 내가 기분 좋은지 나쁜지를 알 정도로 서로가 눈만 봐도 의사표시가 되고 교감이 된다.
기왕 개 이야기가 나왔으니 유명한 개 몇 마리를 소개 하고자 한다.
진도견<백구>
사진은 없지만 이놈은 1988년 진도 돈지리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나 다섯 살이 되던 1993년
충남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300여 km 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93년 10월에 옛 주인인 박복단 할머니를 힘들게 찾아와서 행복하게 살다가 2002년 2월에 죽었는데 지금 진도 돈지리에선 이 백구의
조형물을 세워 기리고 있다.
애국 충성의 개 <헌트>
양구 해안 펀치볼 제4땅굴 발견 당시인 1990년 3월 3일,
역 갱도를 약 500여m를 뚫고 들어가 땅굴을 발견하고 첨병으로 나아가 물속을 수색도중 적군이
설치한 목함지뢰(수중지뢰)를 밟고 장렬하게 폭사하여 아군 수색대 전원을 무사하게 한 공로로
'소위'로 추서되었다.
내가 그곳에서 근무하던 당시 1974년부터 탐지 및 차단작전을 벌렸는데, 16년 후에 발견되었으니
양쪽이 엄청난 인내를 감내한 거다.
'화재현장에서 새끼강아지를 살린 개'
지난 3월 15일 보성 화재 현장에 세 마리 개가 있었는데,
줄에 묶인 어미 개는 불에 타죽고, 7달된 개가 한 달된 동생 강아지를 품에 감싸 안아 저만 털이
탔고 애기 강아지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살았다.
'등산 잘하는 개 뭉치'
지난번 칠보산 등산 시에 정상까지 올라왔다 같이 하산한 절말의 검둥이 뭉치가 있고,
복주산에는 등산 안내를 하는 두 마리의 개도 있는데 나중에 실제로 같이 등산을 한다.
따라서
개는 사람 같지 않은 놈보다 백 번 낫다.
개는 배신을 모른다.
개는 밥을 주고 키워준 사람에게 죽도록 충성한다.
개는 가까이서 지켜보면 함부로 할 수 없는 눈빛에 나름대로 의사표현을 하며 감정표현을 한다.
따라서 개고기를 먹어도 된다 안된다 논쟁을 하기 보다는 개를 포함한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에
대해 함부로 할 수 없어야 되겠지.
그럼 식물은?
식물도 감정이 있다
지난번 운갈산 편에서 썼지만 나무도 미워하면 초음파가 불안정해진다고 하며,
콩나물도 재즈를 들으면 제멋대로 크고 클래식을 들으면 곱게 자란다 하니 생명의 오묘함이
신비스럽다
트럭의 철망 속에서 수백 마리의 개들이 숨 쉴 틈도 없어 겨우 주둥이를 내놓고 지쳐서 울지도
못하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을 길에서 심심치 않게 본다.
개나 애완동물을 사랑해 달라고 하는 건 아니다.
다만 함부로 대하지 말고 생명은 어느 것이나 딱 하나라는 생각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병원에서 보신탕 권유를 받은 생각이 갑자기 나 졸필로 써본다.
2009. 3. 31.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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