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0. 06;00
초속 5m이면 강풍인가?
일진광풍(一陣狂風)이 불어오자 벚꽃이파리가 꽃비가 되어
우수수 떨어진다.
길바닥에 화우(花雨) 내린 쪽을 피해 걷는다.
비록 낙화(落花)가 되어서 나뒹굴어도 내가 밟으면
얼마나 아플까.
이른 새벽시간에도 국회의원 선거운동원들이 인사를 하며
떠들썩했던 거리가 내 발자국소리만 들리는 침묵의 거리로
변했다.
범죄자, 도둑놈들이 국회권력을 잡고자 악을 쓰던 선거
운동이 끝나자 담장밑에서 잠자던 개불알꽃과 봄맞이꽃이
일제히 잠에서 깨 기지개를 켠다.
잠에서 깬 동박새도 쭈비~쭈비♬ 청아한 목소리로 세상을
깨운다.
이제부턴 이놈들이 재잘거리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겠지.
짝을 이룬 흰뺨검둥오리는 망월천 상류로 헤엄쳐 올라가고,
쇠백로, 왜가리는 조용히 서서 물속을 응시하며 도하청장
(淘河靑莊)의 자세를 유지한다.
오늘은 조금 늦게 나왔다.
내가 늘 다니는 작은 숲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어둠이 가신 새벽이니 내가 보지 못한 새로운 생명을 볼 수
있을 거만 같다.
뜻밖에 '금붓꽃'을 만났다.
이곳에서 한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3년 만에 만나는 건가.
< 금붓꽃 >
문득 소백산 연화봉에서 만났던 '노랑무늬붓꽃', 객산에서
만난 '각시붓꽃' 등 내가 만난 붓꽃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저 위 숲 속에서 꿩이 꿩꿩 대자, 산비둘기도 이에 질세라
구구대고 이에 질세라 직박구리도 한바탕 울어댄다.
황량했던 숲 속은 연둣빛과 초록으로 서서히 메꿔지기
시작하며 새들과 함께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사람의 시끄러움은 짜증이 나는데,
자연의 시끄러움은 오히려 청량하고 상쾌하니 누구나
다 그렇게 느낄까.
07;00
오늘 투표결과는 어떻게 나오려나.
얼마 후면 감옥으로 들어갈 범죄자와 범죄혐의자가 당선되는
웃픈 세상이 될까 두렵다.
정의를 부정하고 불의를 저지른 사람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 나라꼴이 뻔하다.
이들의 내로남불과 사필귀정(事必歸正) 둘 중에 어느 게
이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의를 정의라고 우기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40% 이상의
국민들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암튼 신기하고 이해하기 힘들고 재미나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위장이 되는 세상,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미쳐 돌아가는 세상,
범죄자들이 세상을 장악할까 오늘밤 알게 될 투표결과가
두렵지만 그래도 멜랑꼴리(melancholy) 감정으로는 들어
가지 않으련다.
2024. 4. 10.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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