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림의 미학 98 아~천안함이여!

김흥만 2017. 3. 24. 21:32


그들은 끝내 살아오지 않았다.

그  얼음같이 찬 바다 깊은 속에 누워 있다가 말 없는 주검으로 우리들 품안에 돌아 왔다.

가족들과 국민들의 살아 돌아오라는 외침이 들리지 않았나 보다.

 

천안함의 함미가 물위로 떠오르는 순간 난 눈을 감는다.

처참하게 부셔져 그물 친 모습을 보니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그들 영웅들에 대한 그리움이~

음모론, 아군 피폭론, 암초 충돌설, 선박 피로 파괴설 등 북한 불개입설을 주장하던

박지원이 같은 남한 빨갱이들에 대한 분노로 바뀌어 몸서리 쳐진다.

이 시간에 그 인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처참한 천안함과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우리 장병을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김일성 생일이 4.15일이니 축하하러 평양에 못간 서운함을 토로 하고 있을까.

 

어느 의대 교수는 시로써 타전한다.

 

     "772함 나와라!

      유도 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와라!

      보수 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친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여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전선의 초계(哨界)는 이제 전우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천안함은 말이 없다.

가족과 전 국민이 그토록 기다렸던 수병들의 귀환보고도 없다.

쇠줄에 끌려 올라오는 두 동강 난 선체, 그리고 파란 그물로 상처를 감춘 너덜너덜한 

모습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이 멘다.

 

어느 네티즌은 '수병은 묵언(默言)'으로 답한다고 썼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또 한 번 울컥하며 눈물이 앞을 가린다.

 

   "마지막 귀대 명령을 듣기 전에

    나의 임무는 끝났다.

    그저 조국의 부름을 받았고,

    명령에 따라 나의 길을 갔을 뿐이다.

     가라앉는 함체를 잡은 손이 펴지지 않는다.

 

    살아남은 내 전우에게!

    이제 남은 명령은 그대들 몫이요.

    나의 빈자리에 이리 적어 주시오.

    최후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군인으로 살았다고

     그리고 이 모든 답은 묵언(默言)으로 답하리."

 

먼 옛날 최전방 양구 GOP부대에 근무하면서도 나는 저들에 대한 증오가 없었다.

지네들 GP 앞에서 돼지를 몰고 다녀도, 스탈린 고지  밑 옥녀탕에서 여자 병사들을

발가벗겨 목욕을 시키며 우릴 유혹했어도 그저 불쌍한 내 동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46명의 꽃보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차디찬 백령도 앞바다에 수장을 시키다니.

 

이 땅의 비극일까?

북한 놈들은 우리 국민들을 통곡의 바다에 빠뜨렸다.

지 놈들이 아무리 안했다고 우겨도~민주당 정세균이나 박지원이 아무리 북한 놈들을

옹호해도 하늘과 바다와 국민들은 다 안다.

설사 증거물이 안 나와도 북한의 김정일이 짓이라는 걸 역사는 안다.

 

저놈들은 6.25도 북침전쟁이라 하고, 아웅산 테러사건,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1968년도 청와대 기습사건도 오리발 내미는 놈들이다.


이젠 북한 놈들이건, 멍청한 여당 놈들이건, 야당 놈들이건 다 싫다.

바짝 정신 차려야 한다.

침몰 후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이 50여 분이나 늦게 보고를 받고,

국방장관은 이보다 더 늦게 보고를 받았으니 이 귀중한 50여 분의 지휘공백 상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휘부의 기강해이겠지.

 

국회의원 놈들은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에 보고된 주요 기밀사항을 회의장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발설이나 하고,

이쯤 되면 천안함을 침몰시킨 저놈들은 목표 200%이상 달성된 셈이다.

 

북한군은 50분이면 전 전선에 걸쳐 서울 근교까지 밀고 올 시간이다.

북한은 휴전선에 군 병력의 70%와 1,000여 발의 미사일, 그리고 수도권 전역을

사정거리 안에 두는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수천 문이나 배치하고,

또한 후방지역을 기습 공격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특수작전 병력을 가지고 있어,

갑자기 대규모로 공격을 감행시  5분이내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수도권

전 지역은 초토화를 면할 수 없다.

그런데도 50여 분씩이나 늦다니.

 

안보 위협은 비단 북한뿐 만이 아니다.

우리 군 내부로 부터 올 수도 있고, 일본 중국에서도 올 수 있다.

 

이젠 철저하게 점검하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가 비상사태 준칙을 원칙대로

지키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국민을 보위하여야 할 것이다.

 

장병들이 피를 흘리고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시간에도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에 <전교조 선언문>을 출제하는 정신 나간 공무원도 있는 나라이다.

난 전교조창립 시 <참교육>에 대한 열정을 믿고 엄청 지지하였었다.

이젠 창립 당시의 초심을 잃고 이념 노선에 따른 정치투쟁만 앞세우니 이제는 정말 싫다.

 

참으로 참담한 하루였다.

그리고 비통하다.

위용을 자랑하던 천안함이 20여 일만에 세가닥 쇠사슬에 묶여 물 밖으로 나오다니~

 

살아 돌아오지 못한 46명의 장병들, 죽을 줄을 알면서도 서해 바다에 목숨을 묻은

한주호 준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동료애를 발휘하고 제일 마지막으로 퇴함한

최원일 함장.

그대들은 모두가 조국의 수호신이요,  진정한 영웅이다.

그대들은 대한민국 군인의 의무를 다했다.

 

이젠 우리 국민 모두가 국민 된 의무를 다하고, 천안함 비극의 원인을 끝까지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로 중심에 서서 단호한 대응을 하여야 한다.

또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결심까지도 하여야 할 것이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마지막 순간까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다 전사하고 산화한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고 남은 유가족을 보살피는 것은 국가에 부여된 책무이다.

정부는 전사 장병들의 예우와 보훈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음은 물론,

유가족이 반대하는 함대 사령부의 장례식을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열린 공간에서 전국민의

애도 속에 국장에 준한 국민장 정도의 예우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히 현대, 기아차에선 유자녀들의 학비를 지원한다고 하며,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성금의 모금활동이 활발하여 약간의 위안도 된다.

 

지금 이 시각 정규 뉴스에서는 앵커가 침통한 목소리로 조국을 지키다 장렬히 전사한 장병들

46명의 이름을 한명씩 부른다.

 

평택 함대사령부에 도착한 영현을 영접나온 어느 장군은  용사들의 주검을 차마 바로 보지

못하고 눈물을 닦지 못한 채 먼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엔 무심한 흰 구름만 떠 있다.


                                      2010.  4.  16.

                                           잔인한 4월의 참담하고 비통한 날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