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40분에 전화가 온다
서울엔 무지하게 비가 쏟아진다고~ 여긴 잠깐 오다 그쳤다
6시~ 예봉산 등산약속은 깨졌고 혼자라도 가야지~ 또 쏟아진다
에이! 운동화 젖을가봐 조깅도 못하고~ 등산화 신은채로 터덜터덜 미사리 제방길에서 워킹이나
해야지
급할거 없다~ 천천히 카페 벤허를 지나 덕풍교밑에 도착하니 세찬 빗속에 나혼자다
제방길은 여기서 끝까지 4.87km이며 왕복 10여km이다
냉수를 한대접 마시고 왔더니 쉬가 마렵다
일단 영역 표시를 하러 초입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 갔더니 음악도 나오며 너무나 청결하다
휴지도 충분히 걸리고 세면기에 깨끗한 물이 나온다
개띠도 아닌데 일단 장소를 잡으면 영역 표시를 하는게 버릇이 됐다 일전에 방태산 정상에서도
쉬!를 하고~
걸은지 500m쯤 조정경기장 구석에 자귀나무가 진분홍색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한강엔 물안개가 피워오르고 있다
덕풍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왜가리 한마리가 서있다 아주 우아한 자세로~
이곳엔 백로 여러마리가 서로 영역다툼을 하던곳인데 아마도 왜가리의 우악스런 힘에 밀려난 모양이다
왼쪽 수만평엔 코스모스가 수없이 만개했고 사이사이엔 갈대가 우거졌다
이곳의 갈대는 10월 하순엔 너무 아름답다
명성산의 억새밭, 황매산의 억새보다도 규모는 작지만 황금이 출렁거린다
갈대와 억새는 다르다
억세게 보이는 꽃은 갈대고 순하고 부드럽게 피는것은 억새이다 또한 갈대는 고도400m이상은
자라지 않지만 억새는 강가 또는 들판에서 갈대와도 같이 잘자란다
1km지점에 특전단 점프 착지가 수만평 공지에 있다
주변은 야생 동식물 보호지다
골프연습금지 경고문이 붙어있다 전에는 없었는데~ 얌체없는 놈들이 이곳 그린이 좋아 연습하는
모습을 많이 봤었는데
아마도 병사들이 착지하다 골프공을 밟아 다쳤을게다
아이고! 놀래라 씨커먼놈이 한복판에 버티고 있다
두꺼비다 어른 손바닥보다 크다 한사람이 다가와 두꺼빌 보라 했더니 한수 더뜬다
"잡아서 기를수도 없고~" 휴대폰을 대니 순식간에 도망간다
이곳에서 수달을 본적도 있다 잇단 보호지역 설정과 지속적인 관심으로 생태계가 많이 복원되었다
전에 산더미 같이 모래가 쌓여있던 곳에 섬이 생겨 생태천국이 되었다
산란기엔 초대형 잉어 붕어들이 많이 몰려들어 돌을 던져서 맞힐 정도이다 물론 순찰도 강화되지만
하얀 개망초와 달맞이꽃 사이로 진보라색 야생 도라지꽃이 비를 맞아 처연하다
빗물과 안개속에 흐미하게 예봉산이 보인다 검단산은 아예 구름으로 가려있고
3년전부터 가로수로 심은 살구나무 왕벗나무가 싱그럽다
촬영했는데 유감스럽게 까페에 올리는 방법을 모른다
2km지점에 포플러나무 세그루가 큰키를 자랑하며 서있다
정자를 지어 휴식장소도 있고~지방자치하면서 좋아진 일부분이다
강건너 흐미하게 차량들의 이동모습이 보인다 그위에 두산아파트도 보이고 저렇게 강가에 허가를
내준 당국이 원망스럽다
강에 청둥오리 몇마리(늦가을 겨울엔 수천마리가 있다) 원앙 두쌍이 있다
이놈들은 겨울철새인데 아예 여기서 텃새가 돼버린 모양이다
3km 지점에 순찰선 한척이 물살에 흔들리고 있다
선사유적지표시도 있고~걸어온길을 뒤돌아보나 그림에 나오는 신작로길이다~너무 아름답다
왼쪽 비닐하우스엔 부추를 많이 심는다 하남부추가 수도권에선 꽤나 유명하단다
나무고아원이 나타난다
이곳엔 재개발이나 공사등으로 나무가 뽑히면 이곳 고아원으로 와 있다가 주인을 다시 만나
가는곳이다
관리도 잘돼있고 공원수준이다
수천만원 호가할 소나무(적송 반송 미인송 등) 프라다나스, 포플러 , 은사시나무등 수십가지이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고~등산화도 젖기 시작한다 속에 모래가 들어갔는지 발바닥이 아프다
아이구 배고파! 주머니에 비상용으로 가져온 추억의 과자 크라운 산도 두개를 우산속에서 먹는다
춘천가는 고속도로의 다리 상판이 다 얹혀져 있다
이곳을 다시 찾은게 1년반인데 공사가 꽤 진척되었다
이도로만 완공되면 30분이면 춘천간단다 여기서 영등포 가는거보다 빠르겠다
걸은지 벌써 한시간 넘었고 배고파 안되겠다 부지런히 돌아가야지
집에서부터 약 14km정도 걸은거같다 뒷다리가 뻐근하고~
엉아들!
골프 등산도 좋지만 이곳 한강 미사리 제방길을 호젓하게 걷는것도 엄청 좋아요
꼭 권하고 싶어요 원하면 언제든지 안내해드리리다
등산못한 답답함을 한강에서 풀며
석천 흥만 졸필 (사진은 맑은 날 찍은걸로 올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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