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느림의 미학 492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오자탈주(惡紫奪朱)

김흥만 2019. 10. 8. 21:29


2019.  9.  26.  09;20

단양강 상공 100m에 설치된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올라 인간세상을 내려다본다.


사람이 살다보면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른다.


화성살인사건이니 조국 법무장관처럼 의도된 잘못도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은 잘못을 저지르는데,

허공(虛空)에 떠서 아래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며 잠시 잘못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아무리 기본을 잘 지키고, 기본에 충실하려해도 자기자신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공자나 부처같이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인간의 삶이란 뻔하다.

보통 사람들은 잘못을 한 후에도 뉘우치지 않고, 또한 뉘우치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는 거다.


정직한 삶이란 무엇일까.

종교계에선 잘못을 뉘우치고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를 기독교에선 회개((悔改)라 하고 불교계에선 참회(懺悔)라고 한다.


용서를 청하는 건 참(懺)이요, 뉘우치는 것을 회(悔)라 하는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허물이 없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진실을 가리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허공에 난 길을 걸으며

천수경의 십악참회(十惡懺悔)를 생각한다.


몸으로 지은 죄는 살생(殺生), 투도(偸盜), 사음(邪淫)이요,

입으로 지은 죄는 망어(妄語), 기어(綺語), 양설(兩舌), 악구(惡口)이고.

마음으로 지은 죄는 탐애(貪愛), 진애(嗔碍), 치암(癡暗)이던가.


유장한 능선이 춤을 추는 소백산과 거대한 백두대간 등줄기를 보며

산 생명을 죽인 죄, 남의 것을 훔친 죄, 음행을 지은 죄, 거짓말, 꾸밈 말, 이간질, 나쁜 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산 아래 허공으로 던진다.


정자(程子)는

"간사하고 허탄하고 요망하고 괴이한 주장이 앞다투어 일어나 백성의 눈과 귀를 가려

천하를 더럽고 탁한 데로 빠뜨린다.

비록 재주가 높고 지혜가 밝아도 보고 들은 것에 얽매여 취해 살다가 꿈속에서

죽으면서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며 취생몽사(醉生夢死)를 말한다.


참 세상이 어지럽다.

입만 벌리면 거짓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 대세인 세상,

사사(私私)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더럽힌다.


다들 취몽(醉夢) 상태에서 벗어나 달아난 정신을 불러내는 환성(喚醒)의 노력이 필요한데

시류(時流)에 부화뇌동(咐和雷同)하지 않으려는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사회는 혼돈과 무질서, 거짓과 참, 위선과 가면이 난무한다.


모르는 것, 모르던 것, 익숙함과 익숙하지 않음이 혼재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현명한 건지 요즘 정답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물론 인생에서 정답이 있을 리가 없다.

익숙한 것만 하면 금세 지루해질 거고, 새로운 것을 하려면 괜히 불안해진다.



특정지역의 사투리가 억센 사람들이 올라온다.


이들은 아마도 '대깨문'인 모양이다.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문재인의 지지자들인데,

이들은 다시 '대깨조'로 나누어져 즉 대가리가 깨져도 조국의 편으로 집단적 결속력이

강한 사람들로 보인다.


'대깨문'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지금은 '아나문'으로,

즉 아버지가 나와도 문재인이라더니 이젠 대놓고 '나팔문' 즉 '나라를 팔아 먹어도

문재인'이라고 한다.


조국 사태가 끝없이 이어지고,

남북 관계에만 집착을 하고,

선거만 이기면 된다며 인륜(人倫)을 저버리고,

나라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탐관오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10;15

단양강가에 아슬아슬하게 만든 잔도(棧道)를 걸으며 먼 하늘가에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바라본다.

기러기는 자기 동료 새들의 움직임에 맞춰 날고 있다.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옆과 뒤의 움직임에 조화와 균형을 맞추고,

바람의 저항을 최대한 줄이려 선두를 수시로 바꿔 힘을 비축하며 날아간다.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의 귀결(歸結)에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인간사회에도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즉 악인은 벌 받고 선인은 행복해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요, 인과응보(因果應報)이다.


지금 이대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면 권력에 눈먼 통치자의 모습을 볼 텐데,

전에는 보지 못했던 정부의 죄악과 독선이 보이고, 그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는

국민들의 불행이 보이기에 인간세상으로 돌아가기 싫어진다.


독선과 아집으로 꽉 차고 자기가 하는 일은 오로지 선(善)이라는 교만과 자만이 극에 달한

사람들로 인해 민주정치는 먼 옛날로 후퇴하고 지금은 군주정치와 과두정치(寡頭政治)가

난무한다.


하필왈리(何必曰利)라,

자기의 이익만 쫓는 사회와 권력자,

버림을 모르고 자신의 이익만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말 하고 싶다.

욕심을 버리고 화냄도 버려야만 선(善)을 행할 수 있고 국민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말이다.


1.2km의 잔교(棧橋)를 걷다가 돌아선다.


글을 정리하는 중 또 태풍소식이 들어온다.

방송에선 7개째라는데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태풍이 온다.


하늘은 인간세상 즉 우리나라에 경고를 하는 거다.

자주색이 붉은색을 빼앗는 것을 미워하고 말 잘하는 입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는 오자탈주(惡紫奪朱)라,

유시민의 입으로 진실과 허위가 뒤바뀌고 보옥과 돌멩이가 뒤섞이는 세상이

슬프다.


                                                   2019.  9.  26. 단양강가에서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