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바둑과 마찬가지로 백수에도 단이 있다.
단(段)이란?
초단 守拙 수졸-겨우 지킬 줄 안다.
2단 若遇 약우-어리석지만 나름대로 움직인다.
3단 鬪力 투력-싸우는 힘을 갖추었다.
4단 小巧 소교-기교를 부릴 줄 안다.
5단 用智 용지-지혜를 쓸 줄 안다.
6단 通幽 통유-그윽한 경지에 이른다.
7단 具體 구체-골격을 두루 갖추었다.
8단 坐照 좌조-앉아서도 훤히 내다본다.
9단 神의 경지에 이름.
10단 神 위에 뭘까?
우리나이엔 자기사업 하는 친구들 이외엔 거의 은퇴하여 백수의 길을 걷고 있다.
당당한 백수, 어설픈 백수, 초보 백수, 초라한 백수 등 백수의 길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다.
누구나 다 거치는 길이기에 기왕이면 당당한 백수 10단이 되는 길을 택하여야 하지
않을까?
1. 혼자 밥 먹을 줄 알아야 한다.
사골국 끓이는 소리에 질겁을 한다는 유머도 있지만, 혼자 식당에 가면 괜히 쑥스럽지만
내 돈 내고 내가 먹는데 기죽지 말자.
2. 혼자 집 볼 줄 알아야 한다.
혼자 집에 있을 때 전화가 오면 집사람 체면을 생각해 받기가 곤란하지만 당당하게
전화도 받고 응하자.
30년 넘는 세월을 가족과 나 자신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지 않았는가?
3. 컴퓨터를 친구로 삼자.
아무리 컴맹이라도 무조건 두드려라.
시간이 지나면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리라.
컴퓨터의 세계는 무한하다.
4. 혼자 하는 운동에 익숙해져야 한다.
짝을 맞춰야 하는 골프도 좋지만, 골프는 돈이 많이 드니 만 원 한 장만 있으면
운동하고 막걸리 한잔 할 수 있는 등산을 권한다.
들판이나 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인사를 안 하지만, 등산 시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한다.
그만큼 산에 가면 마음이 푸근하게 열린다.
등산을 할 때도 수준이 있다.
특히 시간 따지는 바보 멍청이들과 산을 두들겨 패듯 뛰듯 오르는 것은 하수(下手)다.
산을 보듬는 것은 상수(上手)이며, 산아불이(山我不二)의 경지가 되어야
최고수(最高手)이니라.
따라서 주마간산(走馬看山) 하지 말고, 천천히 산, 물, 풀, 꽃, 나무, 돌, 흙
(山水草花木石土)을 감상하고 즐기자.
5. 애완동물을 기르자.
물론 위생엔 별로 도움 되지 않지만, 나이 먹어선 반려동물이 꼭 필요하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 그 선한 눈망울을 굴리며, 옆에 있을 땐 멀리 있는 친구보다 낫다.
대화 상대도 되며 내가 돌봐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애완동물을 기르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6. 불러줄 때 바라지 말고 먼저 부르자.
친구나 지인들이 불러줄 때만 기다리면 실패하는 백수의 길이 된다.
먼저 부르자.
약속을 할 땐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까지 정하자.
"언제 한번 보자, 시간 날 때 한번 들려" 하는 말은 상대는 거절로 받아드린다.
7. 옷은 깔끔하게, 몸은 청결하게.
타이는 매지 않더라도 옷은 내가 가지고 있는 옷 중 최상의 것을 항상 깔끔하게 입자.
몸은 하루 2번 이상 샤워를 할지어다.
나이가 들면 입과 몸에서 냄새가 나니 항상 껌을 휴대하자.
나이 먹어 피우는 담배는 더 지저분 해보이고 냄새가 아주 역하다.
휴대용 칫솔을 활용하는 것도 좋으리라.
젊은이들은 어른들 옆구리에 차는 휴대폰을 보면 웃는다.
늙었다고 옆구리에 차지 말자.
열쇠꾸러미도 차는 거도 보기 싫다.
8. 돈관리를 잘해야 한다.
수입이 없으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원리이다.
호기를 부릴 때는 지났지만, 그래도 남보다 먼저 지갑을 열어야 한다.
꼭 필요할 땐 먼저 계산을 해라.
짜다고 소문나면 더 외로워진다.
9. 귀를 순(順)하게.
말은 많이 줄이고,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고 이해하자.
이순(耳順)의 나이란 고집 세우지 말고 귀를 순하게 하라는 뜻도 있다.
특히 전(前)직장에 대한 욕을 하지 말자.
난 제일 듣기 싫은 이야기가 있다.
"청춘을 바쳤는데 서운하다 는 등"
평생 우산과 방패가 되고 내소중한 가족을 먹여 살린 고마운 직장이었는데 서운하다니?
내가 어떻게 일을 하였는지 무용담 같은 과거의 이야기를 하지 말자.
후배들은 아주 싫어한다.
10. 부부와 같은 취미?
부부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라고 많이들 조언한다.
내 생각으로는 취미가 같으면 좋지만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운전 가르치다 이혼까지 가는 경우도 있듯이, 가급적이면 나 혼자 만의 취미를 갖는
것도 좋다.
단, 취미의 분야는 전문가의 경지까지 이르는 것이 좋다.
11. 백수의 인생은 당당하게
어쩌다 만나는 지인들로 부터 "뭐 하느냐~놀면 어떻게 하냐 일을 해야지"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시집 못간 노처녀에게 언제 시집가느냐 하는 말과 같다.
허지만 당당하게 "건강하게 잘 놀고 있다"라고 답하라.
우리는 전쟁시대에 태어나 보릿고개, 국가 부흥시대, 격변의 시대, 외환위기시대를
겪으며 처절하게 공부하고, 일하고 정년을 맞이하지 않았느냐.
12. 새로운 목표를 갖자?
새로운 인생을 위하여 목표를 설정 하라는 조언도 많다.
좋은 이야기지만 평생을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위해 살아 왔는데,
새 목표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단순 무식하게 사는 것도 좋으리라
2009. 4. 27.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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