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9.
예정보다 20여 분 빠르게 목적지인 전곡항에 도착하니 벌써 다들 도착했다.
오늘은 진후가 친구들에게 바다낚시 이벤트를 열어주는 매우 뜻 깊은 날이다.
우리 친구들은 참 복이 많다.
자유롭게 열린 공간이 많아 우정을 돈독히 할 기회도 많고,
넉넉히 정을 베푸는 친구들이 많아 다른 쪽의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지금시각 06;20분
식사 전에 기념촬영을 한다.
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와 건배를 한다.
07:30분
뱃고동 소리를 들으며 푸른 물결과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며 나아간다.
끼욱 끼욱!
갈매기 몇 마리 따라오다 새우깡이 없으니 이내 포기하고 되돌아간다.
난 바다낚시를 잘 모른다.
민물낚시 경험은 많은데 몇 년 전 직원들과 야유회 때 해본 경험밖에 없다.
한 시간여 만에 발전소가 보이니 당진 앞바다인 모양이다.
징그러운 갯지렁이와 미꾸라지를 바늘에 끼워 물에 드리우고 올렸다 내렸다 한다.
첫 번째 어신은 진후에게 왔다.
정말 프로답게 팔뚝만한 장어가 올라온다.
너무 큰 장어가 칭칭감아 올라오니 징그럽고 힘이 엄청쎄다.
잠시 후 장어 한 마리기 또 나온다.
미끼는 갯지렁인지 아님 미꾸라지 미끼를 물었는지 아리송하다.
인영이 한 수 했다고 소리를 친다.
아마도 그 짜릿한 손 맛에 가슴이 두근거렸을 거다.
볼락이 올라왔으니 기분 좋은 출발이다.
오늘 20명 친구 전원 다 손 맛을 봐야 할 텐데,
잠시 후 봉길이 한 자에 가까운 '놀래미'를 잡는다.
씨알은 작지만 매운탕감으로 최고란다.
여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도 손바닥에 찌르르 감각이 와 올려보니 볼락 한 마리가 잡힌다.
짜릿한 손맛을 봤으니 오늘은 낚시보다는 친구들 사진을 찍자.
익선이 드디어 신고를 한다.
화류계 40여 년에 느끼는 감정이니 틀림 없을 듯 저놈의 웃는 표정은 여러 여자 혼 좀 빼놨겠다.
뚜뚜~ 두 번이 소리 나면 빨리 낚시 줄을 걷어 올리라는 신호이다.
이동 후 한 번 울리면 내리고 계속 반복을 하니 팔이 제법 아프기도 하지만
와중에 줄도 벌써 하나 끊어 먹었다
원배가 심심한 듯 고기를 잡아 장난친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왔으니 즐겁기만 하다.
드디어 오늘의 별미 광어를 인영이 잡아 올렸다.
1kg 이상 나갈 것 같다.
득의양양한 모습에 다들 배꼽을 잡는다.
찬욱이도 드디어 한 수,
오늘의 취사반장은 익선이다.
언제 준비했는지 고추장 삽겹살로 푸짐하게 술안주로 준비한다.
박스엔 소주가 가득하고 덕근이 엊그제 귀국 시 사온 조니워커 1.5L블랙 한 병이
금방 동나 익선이 보드카를 내 놓는다.
집합이다!
어느 정도 잡았으니 썰어서 한잔 해야지.
광어, 우럭, 놀래미 그리고 장어의 맛이 일품이다.
너무 맛있으니 선장이 회 뜨기 무섭게 다들 먹어치운다.
요기 후에 당진화력발전소 앞에 있는 잎파도 앞으로 이동한다.
해수욕장 등으로 제법 알려진 섬이라 하는데 사람의 흔적은 없고 등대만 외롭게 서있다.
드디어 문성이 일냈다.
2kg에 육박하는 큼직한 광어를 낚아 올렸다.
경호도 덩달아 신난 듯, 영재도 한 수 해야지?
애개! 조그만 거라도 신난다.
그동안 있었던 괴로움, 슬픔, 아픔 등 모든 것을 떨쳐내 이 만경창파에 던져 버리자.
오늘의 주인공 진후도 한 수.
프로답게 조용히 잘도 잡는다.
지금 쓰고 있는 전동식 릴의 가격이 70~80만 원대라니 낚시도 매우 고급화된 거 같다.
고2 때 백곡저수지에서 3년 선배한테 대나무를 꼽는 낚싯대로 배웠는데,
40여 년 세월에 많이도 변했다.
요즘엔 어군 탐지기도 달아 쓴다고 하니, 옛 시절의 낚시꾼한테는 경천동지랄까?
아님 상전벽해일까.
재영이도 한 수 했다.
신났다.
정년퇴직 후에도 재연장하여 12월말까지 근무한다고 하는데 나이 60에 아직도 현역이니
가문의 영광이다.
역시 공부는 잘하고 볼일이다.
영재가 아까의 수모를 회복하고자 드디어 큰 거 한 수한다.
밀집모자에 가위까지 어부의 모습일까?
여유로운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오늘 재곤인 헛탕인 줄 알았는데 드디어 소원 풀었다.
제법 큰 광어이다.
벌써 오후 3시.
물이 빠지기 전에 철수해야 선착장에 제대로 올라설 수 있다며 내가 탄 배는
하얀 항적을 남기며 빠른 속력으로 철수한다.
장장 7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친구 전원에게 짜릿한 손맛을 보게 해준 <홍진후> 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09 . 8. 29. 전곡항에서 석천 흥만 졸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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