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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826 하늘빛

2024.  7.  30.  05;30예봉산 하늘 여명(黎明)빛이 붉게 물들어간다.여명빛보다는 아침노을이라 하는 게 맞겠다. 먹구름 사이로 하늘이 살짝 나오고 예봉산, 적갑산,예빈산 산자락도 이내 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장엄하게 보이는 붉은빛은 금세 사라지지 않고 한참 동안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05;35모처럼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 새벽,시간이 되자 태양이 예봉산 뒤에서 훌쩍 튀어나와 하늘가에 등장하더니 다시 먹구름 속으로 숨었고, 태양이 사라진 하늘가에는 맑은 고요만 흐른다.  아침노을과 저녁노을 중 어느 게 더 멋있고 좋을까?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묻는 바보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고 답을 구한다. 나는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새벽부터 부산을 떠는새벽형 인간이다.  모처럼 양궁..

나의 이야기 2024.07.30

느림의 미학 825 빗소리

2024.  7.  24.  05;00요즘 제일 애매한 건 일기예보의 신뢰문제다.불과 30분 전인 4시 30분에 발표한 일기예보에 의하면 비는 그치고 맑음으로 나온다. 창문으로 보는 하늘에도 하현달이 떠있다.기상청 예보를 믿어야 할까,혹시라도 비가 쏟아지면 낭패를 당할까 의심이 강하게들어 우산을 챙긴다. 황산 숲으로 들어서자 매미들이 일제히 울어댄다.매미들이 울기 시작하면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건데 지금 울어대는 매미는 무슨 종류일까 귀를 기울인다.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만끽하던 참매미, 말매미, 쓰름매미, 기름매미들 울음이 갑자기 뚝 그쳤다.  쏴아!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나무 잎사귀들이 파도를 만난 듯 일제히 갈라진다. '작달비'가 쏟아진다.하늘이 뻥 뚫린 듯 세차게 퍼붓는 작달비는 나..

나의 이야기 2024.07.25

느림의 미학 824 망연자실(茫然自失)

2024.  7.  20.  18;007월 17일 아침에 날아온 한통의 카톡 메시지는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가까운 친구가 영면(永眠)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읽으며가슴이 떨리고 어찌할 줄 몰라 망연자실(茫然自失)했다. 확인해 보니 전날밤에 여러 통의 전화와 카톡 메시지가왔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바람에 친구의 죽음을 모르고 잠만 퍼질러잤으니 참으로 황망(慌忙)할따름이다. 며칠 전에도 통화를 했는데 별세라,동창이자 친구지만 나보다 나이가 네 살이나 많아듬직한 형으로 생각했고, 볼 때마다 충청도식 호칭으로 '엉아'라고 부르곤 했는데 안타깝다. 십수 년 전 수술한 폐암의 예후가 안 좋아 최근 고생을하였고, 목소리가 나무 안 좋아 걱정을 하면서도 조만간 힘을 차릴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이렇..

나의 이야기 202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