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9

느림의 미학 860 어떤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가 2024년을~~

2024.  12.  31.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란 말은 내가 지어낸 글이 아니고 중국 고사인 삼황오제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말이다. 시발(始發)이라는 마을에서 돌림병을 막기위해 황제인 '복희'씨가 기도를 하는데,관노(官奴) 한 사람이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거는 등 혼자 행동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행동하는 사람을 옛사람들은 '시발노무색기'라 하며 경계를 했다. '복희'는 중국 고사의 삼황오제 중 주역을만들어 길흉화복을 점(卜) 치며 중국을 통치한 황제를 말한다. 청룡(靑龍)의 해라며 전 국민이 기대를 하고 환호를 하며 2024년을 맞이한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오늘이 금년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시발노무색기..

나의 이야기 2024.12.31

느림의 미학 859 세 시간의 여유

2024.  12.  28.  06;30 까치가 창밖에서 경박한 목소리로 짹짹 거리며 잠을 깨운다.영하 7도까지 떨어진 기온에 산책을 포기하고 늘어지게 잤다. 매일같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다가 추위 덕분에 늦잠을 잤는데 온몸이무겁기는커녕 오히려 가볍다. 밖은 여전히 어둡다.'국민체조' 동영상을 보며 몸을 풀고, 어제에 이어 108배 절운동을 시작한다. 30회가 넘어서자 숨이 가빠진다.어제는 오랜만에 하는 절운동이라 36회에그쳤고,  오늘은 54회를 목표로, 내일은 72회, 모레는 84회, 글피엔 96회로 서서히 늘려가면 되겠지. 시작하는 날부터 6일째 되는 날 108회를 채우고자 매일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을 선택하였는데, 오늘은 48회에서 멈췄다. 나이 탓을 해야 하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스쿼..

나의 이야기 2024.12.28

느림의 미학 858 강동역 가는 길

2024.  12.  26.  09;00  팥죽도 먹지 못한 동지가 지난 지 벌써 5일,하루가 한 시간 같고,일주일이 하루 같고,한 달이 일주일 같고, 일 년이 열흘같이 느껴지는 날, 2024년 달력을 치우다가 아직도 일주일이남았다는 걸 느끼고 제자리에 다시 놓는다. 어느새 올 한 해가 이렇게 가버렸나,괜스레 헛웃음이 나온다. 나이가 종심이 되자 병원 갈 일은 늘어나고,병원 가는 횟수와 정비례하여 약병은 점점 늘어난다. 꾸준한 운동으로 평생 혈압, 당뇨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는데,복부 CT 촬영 후 이유를 모르는 두통에 보름 가까이 시달렸다. 서랍 속에 고이 모셔 두었던 혈압계를 꺼내 아침, 저녁 수시로 재보니 정상수치를 넘어섰고, 좀처럼 정상수치로 회복되지 않아 11월 4일부터 혈압약을 복용하는 신세가..

나의 이야기 2024.12.26

느림의 미학 857 편향(偏向)과 편견(偏見)

2024.  12.  24.  편향(偏向)이라는 말은 한쪽으로 치우침을말하며 편견(偏見)은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나 견해를 말한다. 나도 그랬다.AI 시대가 왔는데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향(偏向)된 사고방식으로 스스로 갈등을 만들고 고생을 한다. 편향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대표적인 편향으로 확증편향(confirmationbias)을 꼽는데, 이는 자신이 믿는 바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믿음에 어긋나는 정보는 의미를 깎아내리고 걸러내는 마음의 작동방식을 뜻한다. 확증편향은 요즘같이 비상계엄으로 국가가 누란지위(累卵之危)에 빠졌을 때와 진실과 거짓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할 때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최근 여러 단톡방에 나도는 유튜브를 보면확증편향과 소망..

나의 이야기 2024.12.24

느림의 미학 856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2024.  12.  19.  05;00동녘 검단산 위 여명빛이 오르기 전 기온이영하 9도까지 떨어졌기에 새벽운동을 포기했다. 서재에 우두커니 앉아있자니 좀이 쑤셔서핸드카에 재활용 쓰레기를 싣고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분리수거장으로 향한다.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여러 차량에 시동이걸린 상태라 디젤의 매캐한 냄새가 콧구멍으로 스멀스멀 들어온다. 분리수거장은 06시 교대를 앞둔 경비 아저씨가 깨끗하게 정리를 하였기에 조심스럽게 종이, 플라스틱과 비닐류를 분류하여 함에 넣는다. 집으로 올라와 어둠에 잠긴 창밖을 내다본다.이 추위에도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여전히 담당구역의 쓰레기를 치우는 중이고 어쩌다 새벽출근하는 사람들이 오간다. 저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매일 새벽에 보는 그 아저씨다. 내가 새벽운동을 나갔더라..

나의 이야기 2024.12.19

느림의 미학 855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동구릉'

2024.  12.  11.  11;00동구릉 경내는 낙엽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친구들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겨우 들릴뿐숲은 침정(沈靜)에 빠졌다. 살아서 절대권력을 누렸던 왕과 왕비들의 사후 안식처이자 백성들의 침 삼키는 소리도 불경스러운 곳, 왕이나 고관대작들, 그리고 능참봉이나 들락거렸던 동구릉에 힘없는 장삼이사(張三李四)가들어섰다. 이곳 죽음의 세계에 누운 절대권력자들은 살아생전 국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백성들을 위했을까. 아니면 본인과 가족, 권신들만을 위해 권력을사용하고 백성들을 개돼지로 부렸을까. 조선 태조 이성계의 능(陵)인 건원릉을 비롯하여 현릉, 목릉, 휘릉, 숭릉, 혜릉, 원릉, 경릉, 수릉 등 9개의 능이 있는 동구릉은 7명의 왕과 10명의 왕후가 안장된 능(陵)이다...

여행 이야기 2024.12.14

느림의 미학 854 울림 그리고 떨림

2024.  12.  8.  09;00꽃은 피고 지는 시기가 제각각이다.봄이 오기도 전에 눈을 녹이고 나오는 복수초가 있는가 하면, 봄에 피었다가 따뜻한 겨울에 또 피는 진달래도 있고, 오월의 여왕이라 뽐내던 장미가 12월 따뜻한 담장가에서 새빨갛게 피기도 한다. 앞산으로 가는 골목길에 단순호치(丹脣皓齒)를가진 미인처럼 요염하게 자태를 뽐내는 장미꽃을 보며 괜히 가슴이 설렌다. 09;20금년 단풍은 늦더위로 지각을 했다. 12월 겨울인데도 산길 언저리에 여전히 남은 단풍이 산객을 유혹하다가 휘몰아치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붉은 피를 흘린다. 지나가는 산객의 폰에서 노사연의 '님 그림자'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젯밤 음악경연프로 '불후의 명곡'에서가수 알리가 불러 관객과 시청자의 ..

나의 이야기 2024.12.08

느림의 미학 853 허~참! 국지불국(國之不國3)이로다.

2024.  12.  7.  05;00  영하 3도아~!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비상계엄이 몰고 온 파장으로 인해 나라가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꼴을 오늘도 또 봐야 하는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다.차라리 눈을 뜨지 않고 계속 잠만 자면잠시지만 완벽한 현실도피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놈의 평생 습관은 이제 와서 고칠 수가 없으니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벙어리장갑 양쪽에 핫팩을 넣고,목에는 넥워머(neck warmer)를 두르고,마스크를 쓰고, 군밤장수용 모자를 쓴 다음집을 나섰다. 이만하면 완벽한 겨울복장이 아닌가.미끄러운 산길을 피해 어둠에 잠긴 망월천둘레길을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긴다. 국지불국(國之不國)이라 요즘 우리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국가의 기본요소는 국민과 땅, 주권으로국민을 보..

나의 이야기 2024.12.07

느림의 미학 852 사람은 이름대로 살아간다.

2024.  12.  1.  12;30아들내외와 손주 두 녀석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썰렁했던 집안은 금세 활기가 넘친다. 손주가 태어났을 때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부르기 좋고 의미가 있는 이름으로 지어야 할 텐데 한동안 정하지를 못했었다. 김해김씨 항렬을 따른다면 창(昌), 현(鉉), 배(培), 종(鐘)의 순서에 따라 손주들은 종(鐘)에 해당된다. 내 이름은 어땠을까.나는 항렬상 현(鉉)에 해당하는데,아버지는 이를 따르지 않고 흥만(興滿)으로 이름을 지으셨다. 아버지는 내 아들이 항렬이 배(培)에 해당하니 헌배(憲培)가 어떠냐는 의견을 주셨는데 새배도 아닌 헌배라, 아버지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장모님이 지으신 이을 승(承) 자를 써서 승욱(承昱)으로 출생신고를 하였다. 승(承) 자가 인연이 되었는..

나의 이야기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