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316 설악산 만경대(萬景臺560m)는 망경대(亡景臺 ) 2016. 10. 27. 03;30 까만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오늘 새벽 밤하늘의 아름다운 풍경은 평생에 처음 보는 것처럼 가슴이 떨린다. 잠시 정신이 몽롱해지며 몸이 하늘로 붕 떠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06;50 동녘하늘에 태양이 오른다. 구름과 태양빛이 뒤섞이며 자연의 기(氣)..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5 외연도 봉화산(279m)에서 멍 때리다. 2016. 9. 27. 가을비가 촉촉이 내린다. 빗줄기가 사정없이 인간세상을 때리고, 비바람을 맞은 나뭇잎은 낙엽이 되어 우수수 떨어진다. 하룻밤 사이 소매 끝에 느껴지는 기운이 차고, 손이 뽀송뽀송해 핸드크림을 발라야 편해지는 계절이 되었으니 질기고 야무지던 여름이 힘없이 물러났구나..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4 제천 천등산(807m)의 범아일여(梵我一如) 2016. 8. 25. 06;00 참 덥다. 도대체 폭염경보와 열대야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7월부터 지루하게 이어지는 폭염(暴炎), 폭우(暴雨)가 뒤섞인 폭서(暴暑)는 暴暑라기 보다는 터질 폭(爆)자를 쓰는 게 더 어울릴 거 같다. 창문을 여니 담장에서 배롱나무 붉은 꽃잎들이 와글와글 거린다. 꽃잎은 붉..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3 노인지반 <설악산 토왕성폭포 890m> 2016. 7. 21. 비 예보가 흐림으로 바뀐다. 요즘 일기예보가 잘 맞지 않아 기상청이 일기 중계청이라고 비난을 받는다. 기상청에선 예보관의 역할 비율이 28% 정도가 되는 힘든 업종이라 수시로 보직을 순환하기에 전문 예보관의 육성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는데, 그렇게 힘들면 공무원 생..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2 색(色)의 반란 <보령 성주산 677m> 2016. 7. 6. 04;00 새벽 네 시만 되면 자동적으로 눈이 떠진다. 조금 더 자려해도 평생 습관이니 고쳐지질 않는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휴대폰과 선글라스를 챙기고 문밖으로 나선다.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들으며 산책을 하고 싶지만 주변 사람이나 자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참..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마학 311 잡초의 미학 <옹진군 덕적도 비조봉 292m> 2016. 6. 15. 아침부터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다. 내일의 덕적도 기상을 체크하니 흐림에서 비 소식으로 바뀌었다. 하늘엔 먹구름이 요동을 치고, 강풍에 연둣빛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는 가로수의 여린 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런, 이렇게 비바람이 불면 내일 덕적도행 배가 정상..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0 지~~똥!! 속리산 문장대(1,054m) 2016. 5. 26. 06;00 여기에 바위채송화가? 집을 나서며 화단에서 바위채송화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고도계를 아무리 봐도 25m인데, 8~9월 1,000고지에서나 볼 수 있는 바위채송화가 내 집의 화단에 피었다니 믿을 수가 없어 카메라로 찍고 폰으로 다시 찍는다. 2009년 8월 6일 가평 석룡산 정상(1,..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09 포천 비둘기낭 폭포와 주상절리 2016. 4. 29. 06;00 밤새 창가를 지키던 종달새가 날아갔다. 꿈속에서 구슬프게 울다가 환희에 찬 소리로 내 잠을 깨운 종달새. 잠결에 카메라를 준비하고 창문을 열자 내 인기척에 놀라 어느새 사라졌다. 참 오랜만에 듣는 종다리 노랫소리였는데 못내 아쉽다. 09;40 도마치를 넘어 나온 사창리..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08 가평 강씨봉(830m)의 하모니카 2016. 4. 28. 절기상 곡우(穀雨)인 4월 20일 봄비가 추적추적 내렸지. 제법 굵은 빗줄기가 하늘의 먹구름을 뚫고 하염없이 내린다. 약간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리니 창가에서 서성이며 따뜻한 커피 향을 음미하다가 문득 배낭을 둘러매고 우중산행(雨中山行)을 하고 싶은 유혹을 강하게 느..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07 삶에서 잃어버린 것과 잊은 것 <완주 대둔산 878.9m> 2016. 4. 2. 05;50 집을 나서며 활짝 핀 청매화 홍매화에 가까이 코를 대고 심호흡을 했었지. 매화의 그윽한 암향이 가슴속으로 스며들기에 가던 길 멈추고 음미를 하다가 잠실행 직행 좌석버스를 놓친다. 목적지까지 삼십분이면 충분한데, 다시 올 버스를 기다리기 싫어 시내를 통과하는 버.. 여행 이야기 2017.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