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326 문경 주흘산 주봉(1,076m)의 목소리 2017. 4. 27. 08;30 싱그러운 봄날이다. 흐드러지게 피어 화려함을 뽐내던 벚꽃도 다 사라졌고 하루가 다르게 공기가 달라진다. 칙칙한 회색과 무채색으로 혹한에 시달리던 대자연은 연둣빛으로 물들어간다. 봄꽃과 연두색은 희망의 시작이다. 내가 탄 차는 중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오른쪽.. 여행 이야기 2017.05.05
느림의 미학 325 강릉 괘방산(399m)의 구과십육(口過十六) 2017. 4. 8 06;00 먼동이 트려한다. 잠실행 광역버스를 기다리는데 머리 위에서 벚꽃송이 터지는 소리 들린다. 새벽잠이 없는 뻐꾸기도 날라 와 뻐꾹 댄다. 카메라 렌즈후드가 없어져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아까 광역버스에서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남의 일이라 생각하.. 여행 이야기 2017.04.10
느림의 미학 324 금오도 비렁길의 단애(斷崖) 2017. 3. 24. 05;30 여수 여객선 터미널은 썰렁하다. 6시 10분 금오도행 첫배를 타려면 승객들로 어수선할 텐데 대합실은 텅 비고 카메라를 든 나만 어정거린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 Tv에선 세월호 인양소식이 방영되며 배를 타야할 나에게 경각심을 준다. 06;00 배가 떠나려 한다. 잠시 부두에.. 여행 이야기 2017.03.31
느림의 미학 323 광양 백운산<1222.2m>의 원증회고(怨憎會苦) 2017. 3. 23. 동곡 계곡 개울가에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 버들개지는 벚꽃이나 진달래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향긋한 향을 내뿜지 않아도 하얀 꽃 이삭이 피면서 봄이 목전에 온 것을 몸으로 말하는 거다. 문득 오염된 물질을 흡수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춘 갯버들 가지의 마디를 잘라 버들.. 여행 이야기 2017.03.30
느림의 미학 322 탄금대에서 신립 장군의 미스테리(mstery)를 만나다. 2017. 2. 23. 10;00 계명산 휴양림에서 탄금대로 이동한다. 나는 고향이 충주에 인접한 진천이지만 탄금대는 처음 밟는다. 신라 진흥왕 당시 악성(樂聖)으로 꼽히던 우륵(于勒) 선생은 원래 가야국 출신으로 거문고(琴)를 만들어 가야금(伽倻琴)이라 했고,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그는 12..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21 충주 계명산(755m)의 화이트 홀이 나를 빨아들이다. 2017. 2. 22. 내가 날을 잘못 선택하는 건지, 이상하게도 작년 11월은 지리산에서 강풍(强風)으로 고전을 했고, 12월엔 태백산에서 비를 흠뻑 맞더니, 1월 무장산에 이어 토함산 산행이 잡힌 날도 새벽부터 눈이 많이 내려 급히 귀경을 했는데, 오늘도 오전 눈 소식, 오후엔 비 소식이라 고된 산..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20 경주 무장산(624m)의 보물 2017. 1. 19. 연초가 되면 휴대폰의 진동이 밤새도록 부들부들 떤다. 새해 복을 빌어주는 글 내용은 단순하지만 연하장은 여러 기법으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해가 거듭되면서 점점 잊어지는 사람이 되는 지 예전보다 수신량은 줄었지만 새해 복을 빌어주는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내게 밤새..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9 태백산(1,567m)의 백두대간 하늘 길에 서다. 2016. 12. 18. 신문과 Tv가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Tv를 끄고 잠시 눈을 감아 머리를 식히려 애를 쓰는데 별안간 창밖이 시끄럽다. 까마귀 십 수마리가 떼를 지어 울부짖기에 창밖을 무심코 내다보니 뜻밖에도 부엉이 한 마리가 외벽의 턱에 점잖게 앉아있다. 부엉이는 야행성(夜行性)인데 ..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8 버킷 리스트에서 <지리산 1,915m>을 지우다. 2016. 11. 24. 풍성하던 노란은행잎도, 붉게 타오르던 단풍잎도 떨어져 바짝 마른 낙엽이 되었다. 찬바람이 강해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니 사람도 풍경도 다 같이 건조해진다. 한 해의 끝자락이라는 허무감, 또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아쉬움을 참으며 해마다 이맘때면 하던 책상서랍과 명함 .. 여행 이야기 2017.03.27
느림의 미학 317 화해와 용서를 위한 감성여행 <창녕 우포늪> 2016. 11. 19. 계절이 빠르게 겨울로 바뀌어간다. 무더위에 허덕이다 겨우 만난 가을은 어디론지 사라지고, 때 아닌 추위가 몸과 마음을 썰렁하게 한다. 집 앞에까지 매일 찾아오던 동박새와 직박구리도 며칠째 보이지 않고, 뻐꾸기도 잠잠(潛潛)하니 새들도 월동준비에 매우 바쁜 모양이다. .. 여행 이야기 2017.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