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337 석천 베트남으로 길을 떠나다. 2017. 11. 27. 03;00 인천공항 영하 6도의 날씨는 상하(常夏)의 나라를 찾아가는 나의 복장선택을 애매하게 하지만 무릇 여행의 매력이란 '일상과는 다른 것'을 찾는데 있기에 추위를 참고 공항에 도착한다. 반복되는 백수의 지겨운 일상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지. 목적지는 가급적 멀.. 여행 이야기 2017.12.10
느림의 미학 335 설악산 신선대<645m>에 불이 났어요. 2017. 10. 19. 세상이 시끄럽다. 세계에서 환경과 가장 안전하다는 대한민국의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3개월씩이나 공사 중지를 시키고 공론화위원회라는 걸 만들더니 토의결과를 내일 발표 한다고 한다. 정치가라는 멍청이들은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매우 현명하.. 여행 이야기 2017.10.27
느림의 미학 334 계요등과 사랑에 빠졌어요 <가평 운악산 937.5m> 2017. 9. 28. 05;00 선탈(蟬脫)의 아픔을 노래하던 매미는 어느새 사라지고 풀벌레소리가 애잔하게 들린다. 지금 들리는 풀벌레소리는 한여름의 왕성하고 둔중하던 소리가 아니다. 찬 공기 사이를 조용히 미끄러지듯 나는 여린 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곧 닥쳐올 겨울을 예감하는 비감(悲感)이 .. 여행 이야기 2017.10.04
느림의 미학 333 강촌 봉화산(526m) 구곡폭포에서 신선이 되다. 2017. 8. 18. 06;00 며칠간 호우가 땅과 창문을 두드리더니 개체수가 는 맹꽁이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장마가 끝났다는데 요즘은 장마 때보다 더 많은 비가 온다. 비가 온 덕분인지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다. 입추도 지났고 많은 비가 땅과 하늘을 식혀준 덕분이겠지. 사람도 무상(無常)이.. 여행 이야기 2017.08.23
느림의 미학 332 화성 봉화산<163m>에서 허둥지둥 대다. 2017. 7. 20. 06;20 평소보다 20분 늦게 집을 나선다. 십년이 되도록 걸은 골목길은 매일 같은 길이 아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골목을 장식했던 장미꽃은 하고현상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늘 보니 태양빛이 꽉 차도, 비가 내려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골목길에 재잘거리며 일찍.. 여행 이야기 2017.07.26
느림의 미학 331 하회마을의 류성룡과 징비록 그리고 보수골통인 나 2017. 6. 16. 06;00 청송 휴양림 꾀꼬리 노래 소리를 들으며 창문을 여니 뜻밖에도 청초한 흰 꽃이 숲에서 환하게 빛난다. 초롱꽃의 고개를 숙인 모습은 소박한 새색시의 모습이다. 다른 꽃은 이미 하고현상이 진행되어 스스로 꽃잎을 지우고 봄을 지우는데, 새벽이슬에 젖은 초롱꽃의 솜털이 .. 여행 이야기 2017.06.25
느림의 미학 330 청송 주왕산<장군봉 687m>이 천상의 컬렉션을 펼치다. 2017. 6. 15. 08;00 졸다가 실눈을 뜨고 지금 어디쯤인가 묻는다. 일상에 쫓겨 광속(光速)으로 사는 거도 아닌데 조금 졸면 어떤가. 졸다보니 황량했던 세상은 녹색으로 변했구나. 10;53 인생에서 대충이란 없다. 거친 숨도 쉬지 않고 달리던 차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슬그머니 선다. 청송의 주.. 여행 이야기 2017.06.22
느림의 미학 329 사람이 만든 비밀의 정원 <창경궁~후원~창덕궁>을 가다. 2017. 5. 27. 09;12 한 손에 T map을 켜고 창경궁 홍화문을 찾는다. 1978년 당시 창경원 밤 벚꽃 관람을 하고 처음이니 방향을 도저히 잡지 못하겠다. 혜화역에서 헤매는 중 왼쪽 다리를 약간 저는 여인이 창경궁 방향을 가르쳐 준다. 그윽한 궁궐의 담벼락 아래 앞서 걷던 사람이 사라지고, 이제.. 여행 이야기 2017.06.02
느림의 미학 328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백두대간 태백산 금대봉~비단봉~매봉산을 종주하다. 2017. 5. 25. 06;00 그렇게도 시끄러웠던 인간세계의 추잡함도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지나니 조금씩 잠잠해진다. 골목길의 텅 비었던 공간을 장미꽃이 채웠다. 담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이 아이들이 꽃봉우리를 여느라 소란스러웠던 모양이다. 원래 자연이란 다툼이 없으면 .. 여행 이야기 2017.05.29
느림의 미학 327 분당 영장산(413.5m)의 고뇌(苦惱) 2017. 5. 6. 04;30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 피곤한 사람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좋아할 거고, 뚱뚱한 사람은 먹는 시간을 좋아하며, 수다스런 사람은 남들과 떠드는 시간을 좋아하고, 술꾼은 술 마시는 시간을 사랑하겠지. 나는 어느 시간을 가장 .. 여행 이야기 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