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271 사우곡(思友哭) 병화야! 그동안 참 많이 아팠지? 이젠 아프지 않은 곳에서 영면을 하겠구나. 마지막 모습을 보려 길을 나섰다가 차마 자네의 영정사진을 볼 자신이 없어 발걸음을 돌렸으니 내가 많이 비겁해진 모양이다. 지난 봄 3월 1일 장봉도 해변을 걷는 모습이 참 평화롭게 보였는데 느닷없이 수술을..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65 제40회 43포럼 이풍원 박사의 전립선 이야기 2014. 10. 16. 06:00 하늘이 갈가리 찢어지며 여기저기서 날카로운 번개가 번쩍거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몸이 오싹하다. 가을비 치고는 제법 세차게 창문을 두드린다. 17;30 전철 건대역에 내리자마자 수많은 인파에 휩쓸린다. 늘 한적(閑寂)한 곳만 찾던 습관이 몸에 밴 탓인지 나도..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62 달빛 소나타 2014. 9. 8. 19;00. 검단산 위로 추석 보름달이 솟구치고, "귀뚤귀뚤♬♪♩" 귀뚜라미가 요란스럽게 창문을 두드린다. 내가 좋아하는 동요가 떠올라 흥얼거린다. 귀뚜라미가 또르르 우는 달밤엔 멀리 떠나간 친구가 그리워져요~♬♪♩ 정답게 손 잡고 뛰놀던 내 동무 그곳에도 지금 귀뚜라미 ..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46 정장의 추억과 벤츠의 추억 2014. 5. 20. 17;00 승민이 자동차를 태워준다고 약속했기에 일찍 들어간다. 현관문을 열자 신발장 위에 큰 보따리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물어보니 재활용으로 버릴 거라고 한다. 분명히 이틀 전 재활용품을 다 버렸는데 버릴 게 또 남아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용물을 확인하다 ..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27 제 37회 금요포럼 <통증 痛症> 2013. 11. 22. 가을은 흔히들 고독과 낭만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남자들에게는 흘러버린 세월을 슬퍼하는 계절이다. 은퇴 후에는 혼자라고 느낄 때 통증이 오는 법인데, 왜 이리 아프지? 나의 가을은 통증(痛症)의 계절인 모양이다. 왼팔과 어깨에 5초 간격으로 오는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가 ..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23 아버님 전상서 <양구 대암산 1304m> 2013. 9. 25. 04;00 아버님 전상서 "아버님 왜 이리 춥지요? 최전방부대에 배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간 식사를 못하셨다면서요? 저는 몸 성히 잘 있는데요, 과수원에 있는 케리도 잘 있지요?"라고 쓰고 나서 아버님에 대한 편지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데, 케리는 과수원을 지키는 세퍼드..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22 금요포럼<신중년新中年의 태극권> 2013. 9. 28. 08;00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메고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입은 옷에 대해 '할아버지 스타일'이라고 잔소릴 한다. 아직은 낮기온이 여름 날씨이고, 튀어나온 똥배를 가리느라 티셔츠를 바지 밖으로 빼내서 입었더니 보기 싫은 모양이다. 요즘은 정장은 커.. 나의 이야기 2017.03.26
느림의 미학 202 연하장 유감(年賀狀 有感) 2012. 12. 31. 17;10 창가에 서서 서산에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괜한 한숨이 나온다. 석양에 비쳐진 그림자는 길게 이어지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삶은 늘 시간의 허물을 벗고 새로운 시간의 경계로 들어서는 걸까? 사람들은 '시간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라고 곧잘 비유를 한다. 나이를 먹으면 .. 나의 이야기 2017.03.25
느림의 미학 201 순백(純白)의 세상 2012. 12. 30. 10;00 밤새도록 내린 눈은 순백의 세상을 만든다. 흰 눈은 쳐다만 봐도 마음이 정화가 된다. 흰 여백에 그림을 그려볼까? 창가에 서성대다 창문을 열고 카메라셔터를 누른다. 영하 10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강추위에 마스크를 끼고, 스패츠도 .. 나의 이야기 2017.03.25
느림의 미학 180 암과 청국장 그리고 산 암(癌)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 중 죽마고우인 친구가 폐암 3기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며 큰 충격을 받아 한잔 술에 올라오던 취기가 싹 가신다. 'KBS 아침마당' 프로에 산부인과 명의 '홍영재' 박사가 나온다. 30대의 준수했던 얼굴엔 늙음이 왔고, 그는 의사이면서 39년 만에 처음 받은 .. 나의 이야기 2017.03.25